인터넷이 사람을 닮아간다?
2001-09-17 (월) 12:00:00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최고의 역작이라는 A.I.(Artificial Intelligence)에는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서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인공지능 로봇의 이야기가 나온다. 푸른 요정에 대한 만물박사의 대답은 인터넷 검색엔진의 단어조합과 흡사하게 보인다. 기계가 사람의 감성에 도달하기까지 얼만큼의 시간이 걸리게 될까. 예측할 수는 없지만 인터넷도 분명 A.I.와 같이 사람을 닮아가고 있다.
인터넷에도 취미와 특기가 있다인터넷웹사이트와 사람의 공통점이 있다면 취미와 특기가 구별된다는 점이다. 취미가 말 그대로 여가선용을 위한 하나의 맛보기에 불과하다면 특기는 직업과 통하는 것으로, 독특하게 내세울 수 있는 그 무엇이라야 한다. 오늘날 인터넷에는 수많은 사이트와 소프트웨어가 존재한다. 수천, 혹은 수만개의 사이트-우리는 이들을 인터넷안의 인공지능이라 설정해 볼 수도 있다-들이 어떻게 다른 사이트와 구별될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컨텐츠(contents)라 불리는 특기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컨텐츠란 웹사이트의 알맹이가 되는 주요 정보를 이른다. 인터넷 사이트나 홈페이지나 작은 소프트웨어 할 것 없이 컨텐츠는 생명이 된다. 이 컨텐츠는 취미가 아니라 엄연한 특기로써, 컨텐츠가 꾸준히 모이면 데이터베이스가 되고 데이터베이스가 모이면 굉장한 지적 재산이 된다.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는 기업이 지적 재산권을 가질 수 있는 모티브가 바로 이 컨텐츠다.
사람에게도 컨텐츠가 필요하다인간 역시 컨텐츠의 화살을 비켜갈 수는 없어 보인다. 인간도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내세울만한 컨텐츠를 필요로 하는 시대다. 남들이 따라할 수 없는 것, 자신만의 해낼 수 있는 독창적 능력이 개인의 컨텐츠라 볼 수 있겠다. 재미있는 사실은 개인적 컨텐츠의 정보원천으로 인터넷이 큰 역할을 해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만든 인터넷에서 인간이 정보를 얻고 업그레이드된 정보는 다시 인터넷으로 쏟아내는 순환구조가 계속되고 있다. 인터넷은 사람과 컴퓨터 사이에서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해 주게 되었다.
3C의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인터넷에서 통하는 3C가 있다. Contents, Community, Commerce가 그것이다. 좋은 컨텐츠가 모여서 커뮤니티를 만들어내고 그 커뮤니티가 전자상거래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소중한 정보가 사람들을 모아내고 모인 사람들이 상거래를 한다는 것은 인터넷이 엄연한 경제의 형태를 일구어내고 있음을 입증해 주는 예라고 하겠다. 그렇다면 이 3C의 시대에 우리는 인터넷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정답은 간단하다. 인터넷에도 인격을 부여하고 인격이 부여된 인터넷에서 사람다운 정보를 찾아낸 다음, 내 것으로 만든다. 또 하나의 인격체로 성숙된 나는, 세상을 더욱 사람답게 만들어갈 수 있다. 사람다운 사람이 점점 드물어져가는 시대. 인터넷에서 인격을 운운한다는 것이 무리일까. 하지만 할 수 있다. 인간은 A.I.가 아닌 N.I.(Natural Intelligence)을 가지고 있으므로.
인터넷 칼럼니스트 권일지(coffeena@ihki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