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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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류신분 변경

2001-09-1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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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자

▶ 김성환 변호사

방문비자등 비 이민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사람의 상당수는 입국한 뒤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나중에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 신분으로 체류신분을 바꾸기를 원하는 일이 많다. 체류신분을 바꾸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외국에 있는 미국 영사관을 통해 비자를 받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미국에서 신분변경을 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신분변경을 하려면 이민국을 통해 신청을 해야 한다. 체류신분은 아무나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에서 신분변경을 하기 위해서는 첫째, 적법한 체류신분을 유지했어야 하고 그 동안 불법으로 일한 사실이 없어야 한다. 여기에 덧붙어 미국 안에서 체류신분을 변경할 수 없는 특수신분이 아니라야 한다.



-미국에서 불법으로 일한 사실이 없고, 법으로 허용한 체류기간을 넘긴 일이 없는데도 체류신분을 바꿀 수 없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어떤 신분이 여기에 해당되는가?

▲먼저, 시민권자 약혼자 비자(K)로 입국한 사람은 다른 신분으로 바꿀 수 없다. 다른 신분을 갖고 있는 사람 역시 미국에서 K비자로 변경할 수 없다. 둘째, 본국에 돌아가 2년 동안 살아야 한다는 제약이 딸린 J비자를 갖고 있는 사람도 2년 체류 규정을 면제받기 전에는 비자변경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여기에 예외도 있다. 2년 이상 본국에 돌아가 체류해야 한다는 규정에 해당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외교관 신분(A)이나 국제기관의 파견요원(G)으로 신분 변경을 할 수 있다. 셋째, 미국과 무비자국 협정에 따라 비자 없이 미국에 입국한 사람은 미국 내에서 다른 체류신분으로 변경할 수 없다.


-시민권자의 형제 자매 케이스로 이민을 신청한 상태이다. 현재는 학생비자를 갖고 있는데 이 신분을 단기투자자 (E)신분으로 바꾸려고 한다. 단기 투자자 신분으로 변경이 가능한가?

▲영주권을 신청했다고 하더라도 H-1이나 L신분으로 변경을 하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이들 신분은 신청자가 이민 의사를 갖고 있는지 여부를 굳이 따지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가족 이민 케이스로 영주권을 신청했다고 하더라도, E, O, P-1, P-2로 신분변경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옳다. 더욱 정확히 이야기하면 이들 신분으로 변경하는 것은 다분히 이민국의 재량권 사항이지만, 이민국이 가족이민 신청 사실을 문제삼는 일은 별로 없다. 한편 영주권이 신청된 상태에서 국외에서 비 이민비자 신청을 했을 때는, 잣대가 더욱 엄격하다. 그러나 해외에 있는 미국 영사관에서도 가족이민 케이스로 영주권이 신청되었다는 이유로 E, O비자를 거부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학생비자를 갖고 공부를 하다가 지난 1동안 실습과정을 밟고 있다. 실습과정이 거의 끝나갈 무렵 H1-B로 신분변경을 했다. 아직까지 신청해 놓은 H1-B의 승인이 나지 않는 상태이다. 이런 상태에서 H-1 B를 신청해 준 회사에서 일해도 되는가?

▲H-1B 신분이 승인될 때까지는 H-1B를 신청해준 회사에서 일할 수 없다. 따라서 실습과정이 끝나면 그것으로 일할 수 있는 신분은 일단 상실한다고 보아야 한다.

-신분변경을 한 다음 국외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가?

▲신분변경을 한 사람은 미국에서 체류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일단 외국에 나가면 새로 비자를 받아야 한다. 30일이 넘지 않는 기간에 캐나다와 멕시코를 비롯한 미국과 접경국가를 여행할 수 있다. 따라서 미국 내에서 신분변경을 한 사람은 체류허용 기간에는 캐나다나 멕시코 같은 접경국가에 자유롭게 단기여행을 할 수 있다. 한편 캐나다 시민권자는 미국에서 신분변경을 했다고 하더라도 해외에 있는 미 영사관에서 굳이 비자를 받을 필요가 없다. 따라서 이민국에서 받은 신분변경 승인 통지서인 I-797만 가지면 미국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다. 단 E신분으로 변경했을 때는 캐나다 시민이라고 하더라도, 비자를 받아야 한다.

-방문비자로 입국한 다음 학생비자로 신분을 바꾸려고 했다. 일을 맡았던 이민 브로커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장담했지만 결국 신분변경이 거부되었다. 이 사람은 제3국에 가서 비자를 받자고 권한다. 그의 말대로 제3국에서 신분변경이 가능한가?

▲입국할 때 받은 I-94폼에 적힌 체류날짜가 아직까지 살아 있다면 가능하다. 그렇지만 적법 체류일자가 이미 지났다면 제3국에 가서 체류신분을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신분변경이 거부되면 이민국 내에서 상소하는 공식 절차는 없지만 신분변경 신청이 거부된 날로부터 일정기간에 이민국에 거부조치를 재심사해 달라고 모션(motion to reopen이나 motion to reconsider)을 신청할 수는 있다. 한편 연방법원에 이민국의 거부 결정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재심을 요청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한낱 유명무실한 장치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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