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요리성질에 따라 선택

2001-09-14 (금)
크게 작게

▶ 와인의 향기

▶ 생선에 화이트, 육류엔 레드 일반적

여러번 언급했듯이 와인은 음식과 어울릴때 더욱 가치를 발한다. 그러나 와인과 음식의 궁합을 따지는 것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듣기만해도 즐거운 와인과 음식을 매치시키는 것이 골칫거리가 된다면 분명 유쾌한 일은 아니다.

오귀스트 에스코피어(1846-1935)는 ‘근대 프랑스 요리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는 프랑스 요리의 체계를 세웠고 여러 저술들을 통해 와인과 음식의 보완적인 관계를 규정했다. 그의 ‘궁합론’은 그동안 일종의 경전처럼 받아들여져 왔는데 전문가들은 만약 그가 오늘날까지 살아 있었더라면 큰 혼란을 느꼈을 것이 분명하다고 단언한다. 그만큼 음식 문화는 다양해지고 있으며 여러나라의 음식이 뒤섞이는 ‘퓨전화’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얘기다. 단순히 이 와인과 저 음식이 어울린다고 잘라 말할수 없는 다양성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와인과 음식의 궁합상식은 "화이트 와인은 생선에 어울리고 레드 와인은 육류에 맞는다"는 것이다. 예전처럼 유효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기본적인 원칙이 되고 있다. 깔끔하게 구워낸 혀가자미를 생각해 보자. 보통 우리는 이런 요리에 레몬을 뿌려 먹는다. 레몬의 산이 생선의 풍미를 압도하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 스며들어 맛을 더 뛰어나게 하기 때문인데 마찬가지로 산미가 뚜렷하면서도 풍미는 강하지 않은 화이트 와인은 맛이 강한 레드와인보다 이런 요리에 어울릴 수밖에 없다.


반대로 양파 그래비를 얹은 로스트 비프를 보자. 양파 그래비의 강한 맛은 비프의 맛과 매치가 된다. 여기에 레몬즙은 뿌리나마나가 된다. 화이트 와인 역시 비프와 그래비의 강한 맛에 제맛을 낼수 없다. 이런 요리에는 탄닌성분이 많은 레드 와인이 육류 지방질의 중화를 도와 맛을 돋우는 작용을 한다.

그러나 어떤 재료의 요리인가에 너무 매달릴 필요는 없다. 이보다는 요리의 성질에 따라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무난한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가령 생선이라해도 강한 소스를 사용했다면 레드와인이 어울릴수 있고 육류라 해도 송아지, 닭등 살이 흰 것은 화이트 와인이 제격일수 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