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두시간 묵힌 올림픽 중계

2001-06-3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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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LA타임스 사설

서부지역 시청자들은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리는 내년 동계올림픽을 녹화로 2시간 늦게 보게됐다. 전 세계 모든 국가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경기중계를 시청하는데 우리는 태평양 시간대에 속해 있다는 이유만으로 김빠진 녹화중계를 보게 된 것이다.

올림픽 중계권을 가진 NBC-TV의 23개 서부지역 가맹사들은 하오 5시30분에 시작되는 중계를 시청자들이 트래픽 때문에 보기 어렵다는 핑계를 대고 2시간 후에 녹화중계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세상에 스포츠 중계를 녹화로 하다니 말이 되는가. 수퍼보울 중계가 2시간 후에 녹화로 이뤄진 적이 있는가. 월드시리즈를 녹화 중계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NBA 결승전은…? 심지어 XFL조차도 녹화중계를 안 하는데 올림픽을 녹화중계 하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스포츠 관람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동시성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녹화중계 결정의 숨겨진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공중파 방송사들의 탐욕이다. 하오 5시30분에 올림픽을 중계하면 광고료를 듬뿍 받는 로컬뉴스 프로그램이 빠지게돼 광고수입에 지장을 받게 된다는 생각 때문인 것이다. 그 결과 우리는 캘리포니아주에 가까운 유타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를 2시간 후에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NBC의 올림픽담당 책임자 딕 이버솔조차도 가맹사들의 결정을 반대하고 있다. 지난해 하계올림픽 때 녹화중계를 한 결과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던 사실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KNBC-TV의 코멘트 라인은 시청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한다. 전화 (818)840-6010이나 e-메일 주소 knbc.complaint@nbc.com으로 모든 시청자들이 반대의견을 보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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