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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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단 LA시장 잘 했나

2001-06-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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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라파엘 소넌신 (LA 타임스)

지난 8년간 리처드 리오단 LA시장의 업적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 것인가.

이제 돌이켜 보면 그가 출마했던 1993년은 먼 옛날 이야기 같다. 리오단은 오랫동안 계속돼 온 리버럴과 보수파의 대결에서 보수파의 승자로 등장했다. 경찰 3,000명 증원과 비즈니스 환경 개선을 약속하며 캠페인을 벌였던 그의 승리로 20년간 시정을 장악해온 리버럴 연합은 종말을 맞았다.

리오단은 백인 보수파의 지지를 유지하면서 중도파를 포용했으며 97년에는 라티노와 유대인 표까지 흡수하며 LA 정국을 주도했다. 그의 전성기는 99년이었다. 그가 지지한 시헌장 개정안이 통과됐으며 그의 지원을 받은 LA 교육구 교육위원이 대거 당선됐다. 대다수 LA시민이 리오단이 시장이 된 후 시가 안전해졌고 좋아졌다고 느낀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두 번째 임기가 끝나 가는 지금 그의 위치는 전처럼 확고하지 못하다. 그가 시장 후보로 민 소보로프는 예선에서, 비야라이고사는 본선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시 검사장 후보를 빼고는 그가 지지한 후보는 대부분 탈락했다. 그가 처음 출마했을 당시인 93년 유권자 층에 지금처럼 비 백인계가 많았더라면 그는 낙선했을 지도 모른다. 브래들리와 리오단, 한이 주는 메시지는 똑같다. LA에서 중도노선을 벗어나서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공화당이 궤멸 상태인 지금 리오단은 공화당의 구원자로 부상하고 있다. 과연 리오단은 시장으로서 어떤 인물이었던가. 그는 타성에 빠진 시청에 개혁의 비전을 가져다줬다. 정계의 막후 실력자였던 그는 비즈니스 지도자, 노동 관계자등 시 공무원을 제외한 모든 사람과 돈독한 유대관계를 맺었다.

관료주의를 싫어한 그는 시정부가 아니라 자신의 지지자들의 지도자였다. 일부에서는 그의 이런 모습을 보고 ‘그가 시청의 노예가 되지 않았다’며 좋아했다. 또 그렇게 함으로써 관료주의의 벽을 깨고 경찰증원과 비즈니스 환경 개선, 시헌장 개정, 교육 중시, 공원과 도서관 혁신등 많은 업적을 이룬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경찰 개혁 문제에 있어서는 실패했다. 램파트 스캔들이 터졌음에도 버나드 팍스 경찰 국장을 감싸고돌아 경찰의 사기를 저하시켰을 뿐 아니라 범죄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는 흑인 커뮤니티의 지지를 받는데도 실패했다.

제임스 한 당선자가 리오단보다 시정부를 잘 이끌 것은 분명하다. 한이 오랜 시정 경험을 바탕으로 리오단의 개혁 정신을 계승한다면 그는 모범적인 LA 시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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