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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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설 땅 없다

2001-06-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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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뉴욕 타임스 사설)

독재자들이 설 땅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블라디미로 몬테시노스 전 페루 정보부장은 수갑을 찬 채 숨어 있던 베네수엘라에서 리마로 압송돼 와 살인등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도 헤이그 국제사법 재판소에서 법정에 서게 될 처지다.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칠레 독재자는 정신상태에 이상이 있다는 이유로 살인혐의에 대한 재판은 면할지 모르지만 98년 런던에서 체포된 이후 그는 국민들의 신뢰를 잃고 비웃음을 받는 가련한 신세가 돼 버렸다.

이들 세 사람의 공통점은 자신만은 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이제 이 믿음은 산산조각이 났다. 다른 독재자들도 이들 처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수년 전까지 만도 절대 권력을 휘두른 독재자들은 나중에 재판을 받지 않을까 하는 염려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이들도 언젠가는 자신의 행위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않으면 안되게 됐다.

문책은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올 수 있다. 몬테시노스 전 페루 정보부장은 외국에서 압송돼 와 국내에서 재판을 받게 됐으며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 국내에서 잡혀 왹구 법정에 서게 됐다.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칠레 독재자는 피노체트는 인류에 대한 범죄는 어디서나 처벌할 수 있다는 법 이론에 따라 외국에서 체포됐으며 결국 칠레에서 기소됐다. 2명의 수녀를 포함한 4명의 르완다 인이 인종말살 행위를 도운 혐의로 벨기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피노체트의 체포는 군부가 칠레 인들에 대해 심어준 환상을 여지없이 깨뜨렸다. 그로 인해 겁에 질린 국민들이 피노체트 집권기간 동안 저질러진 범죄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밀로셰비치 재판도 비슷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세르비아 인들은 자신들의 이름으로 타 인종에 대해 저질러진 범죄를 돌이켜 보게 될 것이다.

페루 정부는 몬테시노스가 그 동안 빼돌린 수억 달러 규모의 재산을 환수하는 작업을 추진중이다. 그가 협조한다면 그가 제시하는 증거를 근거로 일본정부에게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법정에 서도록 그의 송환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재판은 또 그 동안 그가 워싱턴과 어떤 관계를 맺어 왔는지 밝히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그의 체포는 범죄자들은 물론 범죄자들과 거래를 하는 외국 정부에게도 하나의 경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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