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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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없는 맥베이 사형

2001-06-1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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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리처드 코헨<워싱턴 포스트 칼럼>

사형제 반대론자들도 티모시 맥베이 사형은 바랬다는 여론 조사가 TV에서 보도되었다. 인터뷰에 응한 한 여성은 사형제도에는 반대하지만 맥베이 케이스에서는 사형이 적합했다고 말했다.

그럴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대량 살인에 대한 적합한 처벌방식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중세에는 마녀나 이교도 혹은 정치범들에 대해 증오에 찬 사형방식이 있었다. 이런 죽음은 너무 끔찍해서 기술할 수도 없다. 죄인을 굴욕적으로 만드는 것인데 이런 운명, 혹은 이런 처벌을 맥베이는 무사히 피했다.

그러므로 맥베이에게 적합한 처벌방식은 있을 수가 없다. 그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가 목숨을 살려달라도 애원을 했다면, 항소에 항소를 거듭했다면, 참회의 심정을 표현하기라도 했다면 우리가 그의 생명을 제거한 것으로 좀 만족감을 얻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니었다. 그것은 티모시 맥베이가 아니다. 대신 그는 군인같이 행동했다. 그는 미연방정부와 전쟁 수행중이었고 그래서 오클라호마 연방빌딩 폭파시 살해된 19명의 어린이의 죽음을 ‘부차적 손실’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그 자신을 지상에 기지를 둔 B-52 조종사 정도로 생각했던 것이었다.

사형제도 반대론자로 볼때 백베이에게서는 건질 것이 없다. 유년기 학대도 없었고, 뇌손상도, 불우한 환경도, 엇갈리는 증언도, 조악한 경찰 수사과정도, 유죄인지 무죄인지를 둘러싼 의문점도, 인종차별의 의문점도, 아무 것도 없다. 그 자신이 168명을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그는 악마였다.

그가 증명한 것이 있다면 사형제도도 범죄를 막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최소한 이 케이스에서는 말이다. 하지만 사형제도를 맥베이만을 위해서 둘수는 없다. 일단 사형제도를 인정하면 죄수들이 줄줄이 사형이 처해질 것이고 그러다 보면 무고한 사람이 희생되는 일이 생기고야 만다. 백베이의 죽음으로 끝난 것은 그의 목숨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맥베이 사형집행은 맥베이만을 위해서 적합한 것이었다. 나머지 사람들을 위해서는 가석방없는 종신형이면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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