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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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반대자들 어디갔나

2001-06-1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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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도로시 라비노위츠 (월스트릿저널)

사형제와 FBI의 무능등에 관해 숱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맥베이 재판은 어제 그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면서 일단락 됐다.

사형 반대자들은 그를 처형함으로써 미국은 문명국들이 볼 때 수치스러운 나라가 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CNN에 출연한 한 패널리스트는 거의 모든 문명국가가 사형제를 폐지했고 거의 모든 전체주의 국가가 이를 유지하고 있다는 주장을 민주국가인 미국에 적용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죽자 맥베이가 미국민을 사랑했으며 인종차별에 반대했고 사형수의 참상을 고발하려 했다는 등 그를 옹호하는 주장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그가 리버럴 진보주의자로 둔갑하려 하고 있다.
그가 살았을 때 이런 얘기가 나오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이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흑인을 증오한 인종차별주의자였으며 더 많은 미 국민을 살해하지 못한 것이 유감이라고 말한 인물이다.


그를 변호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 1961년 해럴드 로젠버그가 아히히만 재판에 관해 쓴 논평이다. 로젠버그는 “수많은 유럽의 지성인을 살해한 그에게 칸트의 정언명법을 비롯한 모든 문제에 관해 의견을 묻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그가 유대인을 학살한 장본인인가를 밝혀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맥베이도 마찬가지다. 그가 미국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 우리는 물을 필요가 없다. 그가 수많은 미국인을 살해 했는 지만 밝혀내면 그만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은 너무나 명백하다. 아무리 많은 변호사가 여러 가지 주장으로 그를 비호하려 해도 그 사실 하나만은 바꿀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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