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분열치유 시급하다

2001-06-09 (토)
크게 작게

▶ 미국의 시각

▶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 사설

사상이 문제가 되지 않을 때는 사소한 일들이 중요성을 갖는 법이다. 못믿겠다면 제임스 한 시검사장이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전 주하원의장을 물리친 지난5일의 LA시장선거 결과를 보라.

두사람은 거의 모든 이슈에 있어서 정견을 같이하는 진보파 민주당이다. 그러나 지난번 선거는 정견을 크게 달리하는 두후보가 맞붙었던 선거보다 더 추잡했다. 선거 캠페인의 초점이 이념과 정책이 아니라 인종과 지역에 맞추어진 결과다.

100여년만에 LA시의 라티노시장을 꿈꾼 비야라이고사는 날로 늘고있는 라티노 커뮤니티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으며 웨스트사이드의 유태계로부터도 지지를 획득했다.


사우스센트럴지역 카운티 수퍼바이저를 지낸 아버지의 후광을 업은 한은 블랙커뮤니티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그는 또 밸리지역의 보수적 유권자들로부터 표를 얻는데 성공했다. 한은 TV광고를 통해 비야라이고사가 클린턴에게 마약사범을 사면시켜주도록 요청한 사실을 들어 범죄문제에 지나치게 온건하다는 주장을 펼치는데 성공했다. 아시안 유권자들로 부터도 전폭적 지지를 얻었다.

선거가 끝난후 한 라티노 여성이 라디오방송에 나와 한의 승리가 문제 될 것 없다고 주장하는 것을 들었다. 라티노가 LA시를 콘트롤하고 나아가서는 캘리포니아주와 미국정치까지 좌지우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정치분석가들도 대부분 한의 이번 당선은 구정치세력의 마지막 승리라고 말하고 있다.

한편 블랙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자기네의 파워를 과시하는데 성공했다고 좋아하고 있다. 로컬 흑인지도자들은 한으로 하여금 주요 직위에 흑인들을 임명하고 흑인사회를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다.

시장선거가 인종블럭에 의한 투표에 의해 좌우되며 승리한 후보의 지지블럭에서 반대급부를 요청하는 예는 LA가 아닌 다른 도시에서도 흔히 볼수 있다. 지난세기초 아일랜드계가 보스턴시에, 이탈리아계 커뮤니티가 뉴욕시에 가했던 압력을 오늘날 라티노와 흑인계가 LA시에 가하고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집단적 압력은 바람직하지는 않다. 사람은 독자적인 개체이며 집단으로 움직이는 정치적 기구가 아니다. 정치는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고 정부라는 기구를 효율적인 범위내에서 제한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남가주같이 인종적으로 다양한 지역에서 인종과 부의 분배, 지지여부등에 입각한 정치를 펴는 것은 커뮤니티를 분리하는 결과만을 초래한다. 주민 개개인 모두가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정치와 정책을 펴는 것이 바람직하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