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접전 끝에 제임스 K. 한이 로스앤젤레스의 시장으로 선출됐다. 한은 샌퍼난도 밸리와 샌피드로의 백인 유권자와 사우스센트럴의 흑인 유권자의 지지를 얻음으로써 당선에 필요한 표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한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두 팔을 벌리고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세력을 끌어안는 일이다. 그동안 한이 인종간의 문제에 가교역할을 해왔던 경력과 다양한 인종적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이는 그렇게 어려운 과제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선거전이 과열됐던 나머지 마지막 1주일의 선거 캠페인은 한의 20년 공직생활 가운데 가장 저급했던 순간으로 변했다고 할 수 있다. 한이 말한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한이 말한 방식이 문제였다. 한의 선거참모들과 지지자들은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를 공격하는 과정에 벨트 위뿐 아니라 벨트 아래도 가격했다.
한이 비야라이고사가 마약사범이 사면을 받도록 도왔다고 공격한 것은 문제가 없다. 그러나 비야라이고사가 마약, 강간범, 어린이 성추행범 등을 옹호한 것처럼 시사함으로써 라티노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심어주려고 했던 한 지지자들의 행동은 치사한 것이었다.
한이 승리하기 위해서 그 같은 치졸한 작전까지 쓸 필요는 없었다. 우리는 예선에서 한과 비야라이고사를 동시에 지지했고 본선에서 비야라이고사를 지지했지만 한의 장점을 언급한 바 있다. 우리는 로스앤젤레스에 대한 한의 깊은 이해를 존중하고 있으며 그의 시정 능력에 대해 한줌의 의심도 갖고 있지 않다. 우리는 지난주의 부정적이었던 한의 모습은 한 때의 과오에 지나지 않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존경스러운 한의 모습이 다시 나타날 것으로 믿는다.
비야라이고사는 특별히 라티노를 겨냥한 선거전을 펼치지 않음으로써 커뮤니티에 프라이드와 새로운 정치적 열정을 안겨 주었다. 비야라이고사를 지지했던 이들은 비야라이고사가 인종적인 갈등으로 고통을 겪는 이 도시의 화합을 위해 자신의 에너지와 낙관적 사고방식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로스앤젤레스시가 과거의 껍질에서 벗어나 21세기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데는 비야라이고사가 적임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의 능력이 뒤진다는 뜻은 아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은 유능하고 붙임성 있으며 경험 많은 공직자다. 남의 말에 귀를 잘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진 그가 로스앤젤레스시의 새로운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참작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