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LA 시장선거에 한표를 던지자

2001-06-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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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인철

오는 6월5일은 LA시장과 일부지역 시의원을 뽑는 선거의 날이다. 우리 한인들도 이번 선거에 꼭 참가하여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함으로써 한인의 위상을 높여야겠다. 선거 날은 모두 투표소에 가서 한 표를 던지자. 미국 참정권을 행사함으로써 시민권자의 위력을 잠시나마 과시하며 미국에 사는 뿌듯한 보람을 느껴보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작년 11월 대선 때 플로리다에서 있었던 조지 W. 부시와 앨 고어간에 피말리는 대 접전은 한 표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다. 이로 인해 정치인들이 한 표의 중요성을 더욱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우리 한인 유권자들로서도 한 표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귀중한 교훈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LA시장 결선 투표의 경우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후보와 제임스 한 후보가 경쟁을 벌이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한인 유권자들의 한 표가 중요해지고 있다. 왜냐하면 LA시 일원의 한인 유권자수가 1만명 이상은 되리라고 추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투표율이 3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지방선거이고 보면 우리 한인들의 1만여표는 상대적으로 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류사회 정치인들이 한인 유권자들을 주목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도 여느 선거와 마찬가지로 우리 한인들의 무관심이 여전한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우리가 미국 선거에 무관심해지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본국 지향적인 생각에서 과감히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하고 싶다. 이러한 본국 지향적인 사고방식 때문에 우리는 그동안 미국에 살면서도 미국 선거에 직접 참여하는 일에 별로 관심이 없었고 그 보다는 해바라기 교포로서 본국 정치인이나 오면 그들 후원회에 더 열심이었다고 할 수 있다.

어차피 미국에 와 살게 되었으면 우리는 미국에서 열심히 살고 또 미국 주류사회에도 들어가도록 노력해야겠다. 하루라도 빨리 그렇게 하는 것만이 우리 자신들뿐만 아니라 후세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며 이것도 저것도 아닌 변두리에 머물게 되는 상황을 떨쳐 버릴 수 있을 것이다. 선진 이민자들이 큰소리치고 사는 것은 그들이 일찍부터 주류사회로 들어간 덕분이다.

유권자 등록도 하여 투표장에 나가 한 표를 행사해야겠다고 인식하는 한인이 많아지고 매년 갈수록 시민권자 수도 늘어나고 있는 현상에 힘입어 앞으로 시민권자협회는 이에 부응한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인들이 주류사회에 들어가는 제일 첩경은 선거 때마다 투표를 하여 우리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선 표가 많으면 미국 정치인들의 관심을 더 많이 갖게 되겠고 그들에게 한인사회의 목소리를 전달하여 우리의 권익을 신장시킬 수 있다.

우리의 정치적 파워가 커지면 그들과 협상을 하여 우리 2세들이 주류사회에 많이 진출 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고 한인 표를 바탕으로 장차는 유능한 2세를 공직에 직접 내세워 우리의 목소리를 막 바로 대변하도록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비록 작년 대통령 선거 때와 같은 큰 이슈가 없고 후보들이 많아 누가 누군지 잘 모르는 지방선거이기는 하지만 우리 한인들의 정치력 신장을 위한 귀중한 기회라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꼭 투표에 참여하여 한 표의 권리를 행사해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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