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간 약속

2001-06-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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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조(브롱스 거주)

거의 20년 전에 이곳 뉴욕에 있는 한인동포 일간신문에 난 기사를 읽고 정말 이런 일도 있겠는가 하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다름아니라 그 신문에 "한국인은 2시간 늦는 민족"이란 제목에 어느 미국인 변호사의 말을 썼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글에는 한국계의 개인이나 단체를 막론하고 약속한 제 시간에 와서 일을 하는 예가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통 30분이나 심지어 2시간씩이나 늦게 나타나 상대방에게 골탕을 먹일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한국인에 대한 불신을 준다는 것이다. 참으로 한심한 일인 것 같다.

약속이란 딴 사람과 나와 서로 존중하고 지키기로 합의한 것인데, 그런 것을 아무 거리낌없이 혼자 제멋대로 어긴다는 것은 일부러 상대방을 얕보든지(특히 자기보다 지위가 낮든지 아랫사람들을), 아니면 무의식적으로라도 그런 천대하는 심리가 발동돼서 그럴는지도 모른다.

이 복합민족 사회에서 정정당당히 남과 함께 서로 믿고 살려고 한다면 이런 의식구조를 뜯어고쳐 바로 잡아 명랑한 이웃으로 되게 힘써 노력해야 할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으리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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