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기: 안녕하세요. 오늘도 양현승 목사님의 ‘지혜의 말씀’으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양현승: ‘구두쇠 같은’ 낮은 포복으로 네티즌의 권익과 권리를, ‘하늘을 날 듯한’ 높은 기상으로 인터넷에 대한 기대를 항상 새롭게 합시다.
▷박: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데 풀어서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양: 아. 네. 네티즌의 권리를 찾을 때는 ‘구두쇠’ 같은 마음으로 하시고, 미래의 인터넷에 대한 기대는 ‘하늘을 나는’ 독수리처럼 멀리 바라보면서 가지자는 말씀이었습니다.
▷박: 좋은 말씀입니다. 지금까지 저희가 이야기 했던 것을 함축하는 내용이네요. 일단 ‘구두쇠’ 같은 마음에 대해 구체적인 말씀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양: 미국 이민자로서 치른 대가의 하나는 정말 만만치 않았던 국제 전화요금이었습니다. AT&T등이 독점 하다 시피 하다가 MCI 등이 우리 곁에 다가오면서 요금이 훨씬 떨어졌고 무료 인터넷 전화인 다이얼패드 등이 등장하면서 국제 전화요금은 더욱 내려갔지요.
▷박: 네. 맞습니다. 요즘엔 전화 카드라는 것이 나와서 더 저렴하게 국제 전화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전화 카드를 애용하시는 분들중 아예 장거리 전화는 신청하지 않는 분들도 있더라구요.
▶양: 장거리 전화 요금이 크게 인하된 것처럼 DSL이나 케이블 모뎀 서비스 등도 월 수수료를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될 날을 기대해봅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양질의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분들이 지금 모두가 전화를 쓰는 것처럼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도 값싸게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박: 사실, 아직까지는 전화 회사들과 케이블 회사들이 브로드밴드(초고속 인터넷) 쪽을 꽉 잡고 있기 때문에 독점 아닌 독점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소비자들이 다른 선택권이 없을 때 독점의 피해를 당하는 것입니다. 독점으로 운영되는 것은 소비자의 불편함은 생각하지 않을 경우가 많고 기술향상, 가격 인하 등은 등한시 하게 됩니다.
▶양: 맞습니다. 마이크로 소프트사가 독점 아닌 독점을 하게 된 것도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제한 됐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은 다른 운영체계(OS)를 사용할 경우 상호 호환의 문제라는 장벽에 부딪히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윈도우즈를 구입할 수 밖에 없었고 이것이 거의 자연스러운 것처럼 됐습니다.
▷박: 그 점은 동의합니다. 거의 모든 소비자들이 "윈도우즈 아니면 안돼"라는 생각을 갖게 되면서 더 좋은 OS를 만들려는 의욕이 사라졌고 결국 문제가 생겨도 어쩔 수 없이 윈도우즈를 써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게 됐지요. 사실 매킨토시 OS는 윈도우즈 보다 더 뛰어나지만 대중성이 약해 빛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양: 독점 아닌 독점은 아메리카온라인(AOL)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AOL의 인스턴트 메신저로 채팅을 많이 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문제는 AOL 가입자가 아니면 다른 네트워크로부터 메시지를 받을 수 없게 해 어쩔 수 없이 20달러 이상을 내고 AOL에 가입하도록 만든 것이었습니다.
▷박: 이처럼 정보통신 업계에서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 ‘기술 향상 반대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네트워크의 공유라든가 소스의 공유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계속 골탕 먹는 것은 소비자들 뿐입니다.
▶양: 소비자들은 계속 비싼 이용요금을 내야 하고 기득권을 가진자들은 계속 살을 찌우는 그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박: 그렇다면 어떻게 이같은 문제들을 시정할 수 있을까요.
▶양: 미국이나 한국이나 영향력 있는 인터넷 시민 단체를 만들어야 하고 또 네티즌들은 이런 단체들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물론 몇 곳에서 이런 단체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지만 소비자의 권리 보다는 자신들의 파워 행사를 위한 곳이 대부분입니다. 정말 소비자만 생각하는 순수한 사람들의 인터넷 시민단체가 만들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박: 방금 말씀하신 내용이 하늘을 나는 독수리처럼 멀리 바라보자는 것을 대변하는 것이군요.
▶양: 네. 그렇습니다. 이와 같은 노력들은 우리 세대에서는 별 혜택이 없겠지만 우리의 자손들에게는 도움을 줄 것입니다. 현재 빛을 내지 못하는 일들이 후세에 가서 박수를 받는 것이야말로 진정 비전을 가진 사람들의 일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