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약과의 전쟁, 이길 수 있다

2001-05-1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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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빌 베넷 (월스트릿저널)

부시 대통령은 최근 존 월터스를 마약통제국장으로 지명했다. 그러나 마약과의 전쟁을 포기하라는 목소리도 높다. 사실상의 마약 합법화 운동인 의료용 목적의 마리화나를 합법화하자는 움직임(연방대법원에 의해 8대 0으로 불법화됐지만)에서부터 마약과의 전쟁을 실패로 묘사한 영화 ‘트래픽’에 이르기까지 그 형태는 다양하다. 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 국민의 74%가 마약과의 전쟁은 실패한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최근까지의 역사는 마약과의 전쟁이 20세기 후반 사회 정책 중 가장 성공한 사례임을 보여주고 있다. 마약 단속이 가장 심했던 79년에서 92년 사이 마약 사용은 절반으로 줄었으며 마리화나는 절반, 코케인은 2/3가 감소했다. 그럼에도 마약과의 싸움이 실패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지난 8년 간 클린턴 행정부가 단속을 느슨하게 했기 때문이다. “마약을 하기는 했지만 들이마시지는 않았다”는 말로 유명한 클린턴은 4성 장군을 마약통제국장으로 앉히기는 했지만 마약을 단속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92~99년 사이 마약 사용자는 15% 늘어났다. 아동의 경우는 더 심하다. 8학년 짜리 가운데 마약에 중독된 케이스는 37%, 10학년은 55% 증가했다. 고교 졸업반 학생의 1/4이 마약을 하고 있는데 이는 같은 기간 86% 늘어난 숫자다.

21살까지 마약에 손을 대지 않은 아동은 평생 마약에 물들지 않는다는 자료도 나와 있다. 지금은 이에 대한 임전태세를 누그러뜨릴 때가 아니다. 미국이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 결의를 새롭게 해 80년부터 92년 사이 우리가 거둔 성과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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