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객 배려않는 업소

2001-05-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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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잭키 김 <터헝가 거주>

LA에 있는 스킨케어 샵에 친구 여러 명이 다니고 있다.

2주에 한번쯤 다니고 있는데 4월 중순쯤 아침 10시에 약속이라 남편과 아들녀석 학교 가는 것도 못보고 시간에 늦지 않게 서둘러서 가게에 도착했는데 아무리 벨을 눌러도 사람이 나오지 않았다. 잠시 후에 옆가게 있는 미용실 직원이 나오더니 "오늘 일이 있어서 못 나온다고 전화했다"며 다시 미용실로 들어가 버렸다.

이날은 나말고도 친구가 또 한 명 마사지를 받기로 했던 날이다. 아니 사정이 있으면 어제 저녁때나 오늘 아침 일찍 전화를 해줄 수 없었을까? 우리 둘이는 너무 기가 막혔다. "서비스 업종에 일하는 사람이 약속을 너무 우습게 여기고 그것도 본인이 아닌 다른 가게 사람을 시켜서 말을 전하다니 난 이곳에 살지도 않고 스킨케어 때문에 그 먼 거리를 운전하고 왔는데…"라는 생각에 화가 났다. 그 날 우리 말고 우리 시간 후로 온 이들도 다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바람을 맞고 집에 와서 본인에게 무슨 사정이 있었겠지 하며 나 스스로를 달래고 전화 오기를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2주가 지나도록 사과 전화는 오지 않았다.

난 이렇게 생각한다. 특히 이곳 LA는 비슷한 가게들이 너무 많고 저마다 더 좋은 더 친절한 서비스를 하려고 하는데 손님과의 약속을 이렇게 무의미하게 생각하는 서비스 정신이야말로 고쳐져야 한다고. 혹 사정이 있거나 하면 전화라도 줌으로써 고객이 시간 낭비를 하지 않도록 배려했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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