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하버드, 제대로 하라

2001-05-0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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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톰 젠 <크리스찬 사이언스 모니터 기고>

하버드대학 행정관들은 돈의 가치를 안다. 재단의 190억달러의 가치에 대해서는 특히 잘 안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재력이 강한 비영리 단체인 하버드의 지도자들은 또 도덕 교육의 가치를 안다고 말한다. 그런데 대학의 1,000여 저임금 직원들에 대한 최저생활 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연좌시위를 벌이는 학생들은 하버드의 지도자들이 필시 망각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캠퍼스를 위해 매일 청소하고, 경비를 서고, 요리를 하는 그들을 위한 정의는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정의는 상대적으로 값싸게 실현될 수가 있다. 시간당 겨우 6달러50센트를 받는 대학의 최저 임금 직원들에게 시간당 10달러 25센트의 최저생활임금을 지급하면 대학으로서는 연간 1,000만달러가 더 든다. 그것은 하버드 재단기금 연간 이자수익의 0.5%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임금의 바닥선을 높이면 지역 노동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든다든지 투자를 주춤하게 만든다든지 하는 걱정은 근거가 없는 것이다. 1999년이래 하버드의 고향인 케임브리지는 시 공무원이나 시 하청 기업 근로자들에게 시간당 10달러를 보장하는 최저생활 임금령을 지키고 있다. 그래도 하늘이 무너지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하버드의 지도자들이 옳은 일을 못하게 막는 것은 무엇인가. 아마도 자신들이 공개적으로 옹호하던 이상주의에 대한 무관심일 것이다. 저임금 직원들에게 합당한 존엄성을 부여할 수 없다면 하버드 지도자들은 평등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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