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타운상가 방범대책 시급하다

2001-05-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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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한인타운이 치안 사각지대가 돼가고 있다. 타운 한복판에 자리잡은 샤핑몰에서 입주업소 종업원이 칼에 찔려 죽었는데도 목격자조차 없다. 옥스포드와 8가에 위치한 이 상가는 평소 주차공간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들고나는 고객이 많은 곳이다. 상주 경비원까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사건발생 5일째인 4일 현재 용의자에 대해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동네 불량배들에 의한 사건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별 진전이 없어 자칫 그동안 다른 한인피해 사건들이 그랬던 것처럼 장기 미제화될 가능성이 있다. "사건현장 인근주민 몇몇 사람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있다"지만 범행 장면을 직접 목격한 사람이 아직까지 없어 경찰로서도 수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LA 한인타운 거리가 마음놓고 활보할 수 있을 만큼 안전했던 기억은 없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이처럼 사람의 발길이 잦은 상가에서까지 강력사건이 발생하고 있어 우려가 크다. 지난달 하순 타운내 PC방에서 17세 한인 청소년이 살해됐는가 하면 LA 동부 한인 밀집지역인 로랜하이츠 샤핑몰에서도 17세 한인 청소년이 총에 맞아 죽었다. 한인 청소년들인 PC방 사건의 용의자는 곧 체포됐지만 히스패닉으로 추정되는 로랜하이츠 사건의 용의자는 2주일 이상이 경과하도록 잡히지 않고 있다.


LA경찰국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월초까지 살인사건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나 증가했고 강간, 폭행, 강도등 강력범죄도 2.9%가 늘었다. 이중 상당한 비율이 한인타운을 위시한 미드윌셔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가뜩이나 불경기가 닥치고 있는 가운데 한인타운 상가나 업소에서 강력사건의 발생이 이처럼 늘어간다면 타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타운치안 확립은 경찰이나 어느 한두 사람의 힘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상가 건물주와 업주측은 시큐리티 가드를 늘리고 방범 카메라 등을 설치함으로써 범죄 발생을 사전에 차단해야 하고 한인회, 상공회의소등 단체들은 경찰력 증원과 순찰강화 등을 위해 경찰과 시를 상대로 적극적인 로비를 펼쳐야 한다. 월드컵 축구 후원을 누가 주도할 것이냐는 문제로 다툴 때가 아니라 안전한 타운을 만들기 위해 커뮤니티의 힘을 합쳐야 한다.

개개인의 철저한 신고정신도 타운 범죄예방을 위해 절실하다. 코리아타운에서 범죄를 저지르면 반드시 체포돼 처벌을 받게 된다는 의식을 우범자들에게 심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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