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려워지는 부모 역할

2001-05-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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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호원<한미가정연구원 원장>

세상은 점점 험악해지고 눈이 닿는 곳은 어디나 폭력과 도덕적으로 해로운 것들뿐이다.

이러한 환경에 대처하는 부모의 역할은 무엇일까...

학교 폭력과 청소년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이고 보면 특히 10대 자녀를 둔 부모는 잠시도 방심할 수가 없다.


자녀를 보호하고 문제 방지를 하기 위한 임상상담자의 의견을 제시해 본다.

첫째. 학교에서 자녀가 교사와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자녀가 자진해서 교사와의 관계를 부모에게 말하기 전에는 모르기 쉽다. 학생과 교사의 관계는 그들의 성적은 물론 학교생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새 학년이나 학교를 옮긴 경우가 아니더라도 부모는 수시로 자녀와 교사와의 관계를 알고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담임 교사’는 학교에서 내 자녀가 어려움을 겪을 때에 도움을 주는 가장 훌륭한 협조자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교사로부터 칭찬이나 인정을 받고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다면 그만큼 공부에도 자긍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기적으로 교사와 만나는 학교 프로그램에는 빠지지 않아야 한다. 부모가 자기 담임교사와 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본 자녀는 교사에 대해 우호적인 생각을 갖게 될 것은 분명하다.

미국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교사와의 면담이나 상담 등 부모의 관심을 받으며 학교생활을 하는 자녀들은 그렇지 않은 자녀들보다 학교생활이 활기 있고 교사로부터도 보살핌을 비교적 많이 받는다’고 했다.

이렇듯 자녀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적어도 교사에 대한 정보는 늘 자녀를 통해서 알고 있어야 한다. 간혹 부모들 중에는 자기 자녀의 담임 교사의 이름을 모르고 있는 경우도 있다.

둘째 부모는 자녀의 친구 관계를 알고 있어야 한다.


자녀의 학교 친구 관계도 자녀가 부모에게 말해주지 않으면 알 길이 없다. 자녀들에게 있어 친구는 부모 다음으로 중요하다.

어린이들은 서로 사귀며 자기 아이덴티티를 찾으며 사회성을 익혀 나간다. 이것은 단순한 일인 것 같지만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그러므로 친구 없이 외톨이로 학교생활을 하는 자녀가 있다면 만사를 제쳐놓고라도 같은 반 어린이들의 어머니들을 초대하는 방법을 써서라도 친구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간혹 자녀가 친구 없이 지내면 ‘나쁜 물들지 않고 과외공부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있지만 그것은 극히 잘못된 생각이다. 솔직히 ‘나쁜 물이 조금 드는 한’이 있더라도 친구를 갖는 것은 손실보다는 이익을 얻는 길이다. 이처럼 자녀의 친구는 또래문화와 교제할 수 있기 통로이기 때문에 부모는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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