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망언에 망언을 하는 일본

2001-05-0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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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정옥(LA거주)

일본 교과서 왜곡의 주인공 사카모토 다카오 교수라는 자의 "위안부는 화장실 역사"라는 망언을 듣고 분노가 치솟았던 터에 다카시마 노부요시 교수라는 자가 공중변소는 불특정 다수와 성관계를 갖는 문란한 여성을 가리킨다며 일본 남성들의 여성 차별의식에서 나온 말이라고 해명한 것을 읽고 더 화가 치밀었다. 한국의 위안부는 식민지 압박 하에 전쟁 중에 강제로 끌려간 순결한 여성들이었다. 저들이 제도화한 공창도 숨은 사창도 아닌 어엿한 가정에서 곱게 자라고 있던 채 피지도 못한 꽃봉오리 같은 어린 한국의 딸들이었다.

일본인들은 위안부로 끌어간 한국 처녀들을 대만에 팔아먹은 일도 있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때였다. 어느 날 우리 식당에 일을 도우러왔던 아주머니 한 분이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던 것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내가 대만에 팔려간 첫날이었는데 남자가 방문밖에 서서 한 사람 한 사람 들여보내는데 30명까지는 세었어. 그 다음에는 정신을 잃었지. 그 이튿날 포주가 내 허리에 명주를 칭칭 감아주면서 또 손님을 받으라는 거야…"


적어도 일본의 대학 교수라는 자들이 저희들의 침략전쟁에 희생된 한국여성들이 일본의 공중변소 깜이 아니라 아까운 처녀요 여학생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그따위 망언을 토했으면 분하기가 덜하겠다.

듣거라, 다카시마여 바꿔놓고 생각해 보라. 만약에 당신 딸이 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면 아무리 지난 역사라고 해도 그런 망언은 함부로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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