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20년만에 알려진 태극기

2001-05-0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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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수연

고종이 하사한 120년 된 태극기가 미 선교사의 후손에 의해 보관되어 한인 사회에 알려지게 되었다.

우리의 자산이 되는 유물이 우리의 손에 의해 소중히 보관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인데도 외국인에 의해 보관되어진 일이 부끄럽게 여겨졌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겉으로 보여지는 것에 더 충실해져서 세계 최고. 국제화. 대외적인 등등의 단어에 길들여지고 정신적인 것과 내면세계나 가치관등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아온 듯 싶다.

그 결과가 오늘의 한국의 현실속에 그대로 보여지고 있어서 세계 최대의 그 무엇은 한국에 있는지 몰라도 세계에 내세울 아니 우리끼리라도 만족할 만한 정신유산이나 대물릴 가치관과 문화는 빈곤한 것이다.


참으로 하나님께서 한국민족을 사랑하셔서 많은 훌륭한 선교사를 파견해 주셨고 그래서 교인수로는 세계적인 교회가 탄생했으나 그 교회의 목회가 세계에 모범적이지는 너무 않다. 전쟁의 빈곤에서 벗어나서 물질의 풍요속에 화려한 빌딩 숲이 늘어선 서울은 세계에서 빠지지 않는 외모를 자랑할지는 몰라도 공중문화와 사회질서에서는 한참 뒤져 있는 것이다.

한국의 정치인은 세계적인 학벌을 자랑하나 정치풍토는 2~30년 전이나 별로 다를 것이 없으며 그다지 밝은 전망이 있지도 않은 게 현실이다.

LA역시 한인록에는 수도 없이 많은 단체들이 각자의 이름을 뽐내고 있으나 실제로 구심적이 되어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단체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이다.

이번 태극기 발견을 계기로 우리 조상의 발자취와 이민 역사에의 관심, 후세들에 물려줄 정신 문화등에 더 관심을 갖게 되기를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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