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선언이 아니라 실천이다

2001-04-28 (토)
크게 작게

▶ 4.29 세미나 지상중계

▶ 래리 오브리 (유색인종지위향상협의회(NAACP) 이사)

’4.29’가 발생한지 9년이 지났다. 물질적, 정신적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던 4.29를 겪고 난 다음에도 우리는 "진정한 경제적 개혁이란 정책적인 선언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책적인 실천을 통해서 얻어진다"는 진리를 배우지 못했다. 그나마 우리가 4.29이후 이룩한 진전이 있다면 그 대부분은 공공정책의 변화를 통해서 성취된 것이 아니라 개별적, 개인적인 노력을 통해서 성취된 것이 틀림없다.

우리는 또한 4.29를 겪었으면서도 인종간의 갈등해소와 민족간의 관계개선이 상투적인 미사여구와 매끄러운 웅변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깨닫지 못했다. 그리고 우리가 경제적 발전을 위한 기회를 얻는데 가장 큰 장애가 인종차별이라는 사실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인종을 ‘정직’으로 대하고 다른 민족과의 대화에 임할 때 자기의 마음부터 터놓아야 만이 인종간의 융화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진리도 모르고 있다. 인종간의 융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모든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합심을 해서 노력해야만 한다.

모름지기 정부란 국민들에 대한 억압과 물리적 힘을 유지하는 면에서만 가장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4.29가 빚은 재산상의 피해와 인명손실은 정부와 위정자들로 하여금 인종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의 변화를 가져오게 만들기에 충분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불행히도 아직까지 진정한 변화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