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동포 무시하는 한국

2001-04-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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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런 김

나는 30년간 미국 생활을 하며 건실한 사업체를 운영해왔다. 같은 값이면 한국산 제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최근 300만원(실제 가격은 100만원임)짜리 제품을 수입했다. 제품단가와 부당 운임료에 대한 시비문제로 대금 지불을 잠시 유보시키고 동남아 출장길에 올랐다가 잠시 한국을 들렸다.

들어가 보니 엉뚱하게 주거부정, 행방불명자등 사기꾼으로서 내가 전국에 지명 수배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검사라는 직업을 가진 자들이 수출 브로커와의 인맥(?) 하나로 소위 빽이없는 교포 한 사람을 파렴치한 사기꾼으로 몰아 부친 것이다.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증명하고자 예정에도 없던 서울에 잠시 머물게 됐다. 직접 담당자를 만나 보겠다고 물어 물어 팔자에도 없는 은평 경찰서라는 곳을 가서 조사 아닌 조사(?)를 해 보니 형사 생각에도 그것은 순전히 개인장사 문제지 형사사건이 아닌 것이 분명했다.


수출 브로커와 얼굴도 모르는 제품업자를 대질시킨다고 불러 그로부터 “살아서 한국을 못 나갈 줄 알아라” 등등 예전에 듣지 못한 공갈 협박을 당했다. 형사에게 불법행위 중지를 요청하자 “당신네들 나가서 싸우라”는 말만 듣고 어리둥절해졌다. 거의 모든 것이 사실 무근임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검 경찰의 어거지 도움(?)으로 300만원을 내고 씁쓸하게 문을 나왔다.

무엇 때문에 내 아이들에게 한국말과 문화와 역사를 가르쳐야 하는지 회의가 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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