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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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리는 4월

2001-04-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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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공평하지도 않지요. 어떤 아이는 오라는 데가 너무 많아 고민이고 어떤 아이는 갈 데가 없어 고민이고…”

12학년 학생 부모들이 모인 자리에 가면 으레 한번씩 나오는 말이다. 대학진학 학생들과 부모들에게 4월처럼 희비가 엇갈리는 달도 없다. 합격통지가 모두 도착하는 것이 4월 초순이고 합격된 대학 중 진학할 곳을 최종 선택해 통지해야 하는 것이 4월말이기 때문이다.

합격 여부가 예상에서 크게 빗나가지 않고, 가고 싶은 대학의 순위가 분명하면 고민은 없다. 그런데 때로는 대학의 입학사정 기준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엉뚱한 결과가 나와 당사자들을 울게도 웃게도 한다.


남가주 H군의 케이스는 생각도 못했던 희소식이 날아든 경우. 성적이 별로 좋지 않았던 H군은 UC 계열 8개 대학에 입학원서를 냈지만 줄줄이 불합격이었다. 7번째 불합격통지를 받고는 인근 시티칼리지에 입학하기로 마음을 굳히고 있는 데 전혀 예상치 못했던 소식이 전해졌다. 버클리에서 합격통지가 온 것이었다.

반면 LA 인근 영재학교 학생인 K양은 몹시 상심한 케이스. SAT 1,500점에 학교 성적도 우수해서 모두들 동부 명문대학 입학을 기대했다. 아이비리그 중 경쟁이 덜 심한 대학들이면 무난히 들어갈 것으로 카운슬러도 장담했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 불합격. 유일하게 합격된 UC 계열대학에 등록을 하면서 당사자와 부모의 실망이 크다.

4월에 마음 조리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들만이 아니다. 대학들도 초조하다. 우수 학생유치 경쟁이 학교마다 치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수, 동문들이 총동원돼 편지, E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하며 학생들 마음 사로잡기에 전력을 다한다.

예일대 1학년인 S양의 1년 전 경험이 좋은 예. 1월말에 벌써 합격통지와 함께 4년 장학금 제의를 해온 학교가 있는가 하면, 학장이 친필 편지를 쓰고 장학금 제의와 함께 학교 T-셔츠까지 보내온 학교도 있었다. 예일로 학교를 결정하고 나자 5월, 6월까지 전화해“언제든 마음 바뀌면 오라”는 학교들도 있었다. 모두가 놓치기 아까운 학교였고 제의였기에 그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고민이 많은 학생은 아무데서도 합격 통지를 못 받은 학생들. 여러 학교를 놓고 고르는 친구들을 보면 속이 탈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직 포기할 일은 아니다. 해마다 신입생 정원이 다 차지 않은 학교들이 있기 때문이다. 5월7일부터 미국 대학 교무처 및 입학 사정관협회(AACRAO)가 그 명단을 인터넷에 올린다. AACRAO 웹사이트(www.aacrao.com)에 의외의 희소식이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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