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gang)이란 말이 한국인들에게 친숙(?)하게 들리게 된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떼거리 진 무리, 그러다 보니까 별로 좋지못한 일이나 하는 패거리라는 게 ‘갱’의 본래 의미다. 옛날 식으로 표현하면 저자의 왈짜패가 오늘날의 ‘갱’에 가장 가까운 말이 아닐까 싶다.
’갱’에서 발전한 게 조직폭력이다. 그래서인지 ‘조직폭력’하면 보다 더 프로 범죄꾼 냄세가 난다. 일본의 야쿠자, 이탈리아가 원산지인 마피아등이 대표적 조직폭력인데 그 역사는 상당히 오래다.
중국의 경우 요즘식으로 표현해 조직폭력과 비슷한 집단, 즉 비밀결사의 역사는 2,000년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임협(任俠)의 무리’로 일컬어 지는 사람들 이야기가 이미 전한(前漢)시대 이전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임협의 무리’로 자처하는 자들은 복장부터 달랐던 모양이다. 기록에 따르면 이들은 특이한 복장에, 특이한 액세서리를 하고 다니면서 농사 일도 안했다고 한다. 지방 관리들의 폭정에 숨도 크게 못쉬며 눌려지내기만 하던 농민들과는 차별화 된 행동을 하고 다녔다는 것이다. 밀하자면 ‘나는 자유인’이라는 과시의 행동을 하고 다닌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우도 ‘임협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이성계 정권을 인정하지 않은 고려의 무사들이 지하로 잠적해 저항을 시도한 것을 그 시작으로 보고 있다. 이조 500년동안 시도 때도 없이 끊임없이 출몰, 파렴치한 지방관리를 징치해 민중의 한을 풀어준 한 ‘활빈당’ 활동의 전통이 바로 그것이다.
이탈리아의 마피아든, 중국의 비밀결사든, 또 한국의 활빈당의 무리든 그들에게는 지켜야 할 최소한의 행동규범이 있었다. 또 일단 거사를 할 때에는 반드시 대의명분이 따라야 했다. 민중을 억압하는 폭력적 체제에 저항해 형성된 조직이었기 때문이다.
또 갱총격이 발생했다. 지난 주말 불과 4시간사이에 두군데에서 한인 청소년들이 갱총격을 받아 두명이 숨지고 한명이 부상을 입은 것이다. 총격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지 않았다. 단지 돈 몇푼을 뺏으려고 총을 난사한 것으로만 보도되고 있다.
10대 갱들의 행동중 잘 이해되지 않는 부문의 하나가 무차별 총격이다. 이 무차별 총격은 마약이 원인 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약은 인격마저 파괴시키는 사탄의 최후의 무기로 마약에 의해 조종된 사람의 행동은 이성적 설명이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번 사건들의 성격이 어떻게 드러날지는 아직은 두고 볼일이다. 그러나 한가지만은 분명하다. 청소년을 유혹하는 심야 유흥업소가 우후죽순같이 들어선 타운은 갱 범죄의 온상이 되기 쉽다는 사실이다. 왜 무차별 총격이 또 발생했을까. 그 해답은 타운의 환경에서 이미 찾아진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