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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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시간도 중요하다

2001-04-1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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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이

위장내과의 진찰을 받기 위해 요즘 많이 광고에 나오는 C 위장내과의에게 약속을 하고 시간에 맞춰 가 순서를 기다렸다. 1주일에 6일을 일하는 자영업자인 나는 병원에 한번 가려면 대신 일할 사람을 구해야 한다. 약속시간보다 30분이 늦었는데도 부르지 않아 물어보니 먼저 환자의 진료가 늦어졌다고 한다. 기다리는 동안 같은 시간에 2명 이상 약속을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약속을 하고 제시간에 안 오는 사람이 많아서란다.

할 수 없이 15분을 더 기다려 진찰을 받을 수 있었다. 다음 첵업 약속을 할 때 오래 기다릴 수가 없으니 병원 문 열 때 오겠다 하니 약속시간 15분전까지 도착을 요구했다. 15분전 도착하자 1명의 장검사환자가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또 같은 시간에 약속한 환자라 여겼으나 기다리는 동안 많은 사람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약속시간 40분이 지나도 부르지 않아 리셉션에 물어보니 장환자 검사중이고 언제 끝날지 모른단다. 너무나 황당한 나는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알 수도 없어 진찰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자기 시간은 중요하고 남의 시간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태도는 미국에 사는 한인사회에 서로가 불신하는 풍조를 만들 수 있다. 미국에서 어려서부터 교육받은 사람이 약속시간을 지키지 않고 남의 시간의 중요함을 인식치 못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피해를 입는 사람이 다시는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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