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시내티는 시작에 불과

2001-04-1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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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드웨인 위컴

지난주 비무장 흑인 청년 티모시 토마스가 백인 경관에게 사살되면서 터진 인종적 폭력 사태는 신시네티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 씨앗이 미 전국 어느 도시에서나 움트고 있다. 전국 도심의 인구 분포는 급속히 변하는데 해당 도시 경찰국 내부의 변화는 너무 느리다는 사실이 그 씨앗의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급성장하는 소수계 인구와 대다수가 백인인 경찰국은 서로 합쳐지면서 폭발성을 갖는다. 신시네티의 경우 인구의 43%가 흑인인 반면 경찰은 75%가 백인이어서 두 세력의 충돌이 이번 시위와 거리 폭력을 촉발시켰다. 경찰이 흑인에 대해 뚜렷한 이유 없이 과도한 공권력을 행사할 때는 거의 언제나 그렇듯이 이번에도 치명타를 가한 백인 경관은 토마스가 총을 꺼내려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런 식의 변론은 대배심에서는 보통 잘 먹혀 들어가지만 일부 백인 경관들이 흑인 용의자와 대치할 때면 너무 성급하게 총을 쏜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분노가 치솟게 한다.

이들의 의구심이 비합리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1998년 캘리포니아의 리버사이드에서는 백인 3명, 히스패닉 1명으로 구성된 4명의 경관이 한 흑인 여성에게 12발의 총격을 가했다. 흑인 여성이 차 문을 잠그고 총을 무릎에 놓은 채 잠들어 있다는 911 전화를 받고 경찰이 출동, 차 창문을 부수자 잠에서 깬 그 여성이 총을 잡으려는 순간 경관들이 그를 사살한 것이었다. 이같은 예는 수없이 많다.

지난 사반세기 동안 일어난 주요 인종폭동은 모두 경찰이 흑인에 대해 과도한 공권력을 행사한데서 촉발되었다. 놀랄 정도로 많은 숫자의 경찰들이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즉 우리의 행위가 아니라 우리의 인종으로 우리를 정의하는 것이다. 이런 태도가 시급히 바뀌지 않는다면 신시네티는 앞으로 터질 수많은 분노의 사건의 제1탄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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