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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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쏘리 - 오케이?

2001-04-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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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데보라 테넨

미첩보기 승무원 송환에 앞서 미국과 중국이 사과 표현의 어휘 선택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같이 조심스럽게 선택한 사과 표현 어휘에 있어서의 미묘한 차이가 고대문화나 혹은 다른 민감한 나라의 문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말장난이라고 생각하면 오해다. 우리가 쓰는 영어에서도 사과의 표현을 놓고 이같은 말장난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영어의 "쏘리"(sorry)라는 단어는 ‘유감’과 ‘잘못’사이에서 줄타기를 한다. 친지의 장례식에서는 "I’m sorry"라고 말한다해도 그사람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에 손쉽게 쓰일 수 있다. 그러나 "쏘리"란 말이 잘못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을때는 우리는 "I’m sorry"라고 말하기를 꺼린다.

같은 "쏘리"라도 말하는 방법에 따라 책임을 동반할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I’m sorry I hurt your feelings"라고 말하면 "쏘리"는 내가 한 행동에 대한 것이 아니고 너의 기분에 대한 것이 된다. "I’m sorry - OK?"의 경우는 OK가 사과를 취소해준다. 이말은 "미안하다고 치자.이제 만족하느냐?"의 뜻이다.

우리는 왜 "I’m sorry"라고 말하기를 꺼리는 것일까. 잘못의 인정은 자신의 위치를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통사고가 났을때 보험회사에서 우리에게 사과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과하지 않고 후회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애쓰는 것이다. 인간관계는 - 공적이든 사적이든 - 서로 꿀림이 없이 상대방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복잡한 협상과정이다. 이 협상에 있어서 사과는 어떤 언어로 표현되더라도 강력하고 위험하며 필요불가결한 도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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