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찰비행 재고하라

2001-04-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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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제임스 뱀포드

중국에 억류됐던 EP-3E 미정찰기 승무원들이 무사히 귀환함에 따라 이
제는 근접 비행을 통해 전자장비로 감청하는 정찰임무가 과연 그같은 위
험을 무릅쓰고 수행할 가치가 있는 것인지 주목을 할 필요가 있다.

냉전시기에 이같은 임무, 즉 항공기나 선박을 통해 최대한으로 접근해 정
보를 감청하는 임무는 미국이 실시하고 있던 정찰업무중 가장 위험한 임
무였다. 이 정찰업무 때문에 수백명의 미국인이 목숨을 잃었다. 상당수
사람이 인질로 붙잡혔다. 이로 인해 미국은 군사적 갈등을 겪기도 했다.

북한이 푸에블로호를 나포할 때 한 명의 미승무원이 피살되고 나머지 승
무원들은 억류됐다. 당시 존슨 대통령은 거의 선전포고를 할 뻔했다. 북
한이 미해군 정찰기에 발포, 31명의 승무원 전원이 피살됐을 때 핵전쟁
경계령까지 내려졌었다. 이 사건들은 모두 공해나 공해 상공에서 발생했
다.


오늘날 미국은 과거와 같은 사활이 걸린 핵 냉전상황을 맞고 있지 않다.
전함이나 잠수함, 전투기, 또 레이다 시설 등에서 나오는 시그널들은 고
도장비를 갖춘 한국과 일본에 있는 감청 포스트에서 대부분 잡힌다. 또
인공위성을 통해 안전하게 정보가 수집된다. 감청을 못하는 부문이 있지
만 이를 위해 그처럼 경비가 많이 들고 또 그보다도 인명의 손상을 가져
올 수도 있는 정찰비행을 한다는 것은 현명치 못하다.

이번 사태에서도 만일 중국측의 발포로 미국의 승무원들이 모두 사망했
을 때의 경우를 가정해 보자. 중국과의 군사적 충돌이 없으란 보장도 없
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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