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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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2001-04-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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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창 변호사

미국 특허품 한국에 팔려는데 준거법이 무엇인가

<문> 미국에서 특허를 받은 제품을 팔고 있는데 얼마전 한국회사를 소개 받았습니다. 한국에서 저희 회사 물건을 팔고 싶으니 공급계약을 체결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대충 기본적인 조건에 합의가 되어서 한국회사쪽에서 계약을 만들어 왔습니다. 한국의 국제 변호사가 만들었다고 하는데 대충 이해가 되지만 한가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어 문의합니다. 계약서 20조에 보면 준거법이라는 제목으로 이 계약은 대한민국 법에 의하여 해석되어지고 규율되어진다라는 조항이 있었습니다. 준거법이란 무엇이며 이런 조항에 동의해 주어도 되는지요.

<답> 우선 그 계약서를 들고가서 변호사에게 검토를 시켜 보시기 바랍니다. 다른 어떤 조항이 들어 있을지 모르니 준거법 조항뿐만 아니라 딴 조항에 대해서도 검토를 받아 두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서로 다른 법을 가진 국가의 국민들 사이에서 계약이 체결이 되고 그 계약서를 둘러싼 분쟁이나 이견이 있을 때, 또는 계약서 해석이 문제가 될 때, 어느 나라 법이 기준이 되어야 하는가가 문제가 됩니다. 불행히도 전 세계의 상거래를 규율하는 국제상법은 없습니다 (국제조약에 의한 신용장 통일 규칙이나 무역거래조건등의 극히 일부에 관한 사항들 이외에는) .

그러므로 이러한 문제 발생시 어느 나라 법을 기준으로 하느냐를 미리 계약 당사자들이 정해 두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준되는 법을 준거법 (governing law)라고 합니다. 어느 나라 법원이나 계약 당사자 자치주의, 계약 자유의 원칙에 의하여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준거법 조항을 존중해 주고 있습니다.

단, 아무래도 이곳 현지 사람들은 한국법이 생소할 것이므로 변호사의 자문을 쉽게 받을 수 있는 캘리포니아 주법으로 하는 것이 유리하지 않을까 합니다.

파산 신청후 또다른 소송장 받았는데

<문> 2개월 전에 파산을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며칠전 우편으로 어떤 서류를 받았는데 complaint to determine non-dischargeability라는 것이 었습니다. 파산을 하면 다 끝이 난다고 들었는데 왜 이런 서류가 왔나요. 그리고 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답> complaint to determine non-dischargeability라고 하는 서류는 고소장입니다. 원고의 빚은 파산을 했지만 없어지지 않고 갚아야 하는 빚이다 라는 것을 파산법원에서 확인해 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파산을 하더라도 없어지지 않는 빚이 있습니다. 정부에 대해 지고 있는 채무, 학자금 융자, 세금, 벌금, 그리고 사기에 의해 발생된 채무는 없어지지 않습니다. 아마도 고소를 한 채권자는 귀하께서 그 채권자를 속였다고 생각하고 있나 봅니다.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융자서류가 가짜였거나, 돈을 갚을 의도가 없이 돈을 빌리 셨거나, 전혀 돈을 상환할 형편이 못 되면서 돈을 빌리거나 물건을 사는 행위가 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변호사를 빨리 선임하셔서 답변서를 제출하시고 대응을 하셔야 하겠습니다.

주식 갖고 있다고 나까지 소송 당했는데

<문> 중국서 수입해 파는 작은 규모의 주식회사 사장인데 주인은 아니고 10%의 주식만 가지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소송을 당했는데 회사뿐만 아니라 저까지도 피고로 소송을 한 것이었습니다. 최근 회사 형편이 어려워서 물건값 5만 달러 어치를 두달간 지불을 못하고 있었는데 안 갚을 것도 아닌데 이렇게 저까지 소송을 해 온 것입니다. 이것은 분명 회사 빚이고 제 개인이 책임질 것이 아닌데 왜 저를 상대로 소송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회사는 당연히 대응을 할 것이지만 저도 대응을 해야 합니까.

<답> 물론입니다. 대응을 안 하시면 항변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여 패소판결을 받으시게 됩니다. 그러므로 만약 책임이 있다면 그것은 회사 책임이지 개인 책임이 아니라는 취지의 항변을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주식회사는 유한책임을 집니다. 다시 말하면,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은 주식회사와는 별개로서 회사는 회사가 가진 재산범위내에서 책임을 지며 주주개인 책임은 없습니다.

하지만, 분신 이론 (alter ego theory) 에 의하여 주주가 개인적으로 책임을 질 경우도 있습니다. 주식회사는 어디까지나 주식회사답개, 그 자체가 법적인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되는 만큼, 주식회사로서의 서류정리가 되어 있어야 하고, 주식이 발행되어야 하며, 회사돈돠 개인 돈이 섞이지 않아야 합니다.

이런 회사와 개인의 구분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회사는 개인 주주의 분신이라는 것입니다. 그러하므로 회사 책임이 곧 개인 책임이라는 것이지요. 다시 한번 회사 기록, 즉, 이사회 기록, 주주총회 기록, 주식 발행 기록 등을 잘 챙겨 놓으시고 고소장 답변 시간에 늦지 않게 답변서를 제출하셔서 대응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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