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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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계·노동계 연대를 주목하라

2001-04-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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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특집-100년만의 히스패닉 시장 나오나

▶ 신기욱

이번 시장선거는 LA시로 볼 때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본다. 전혀 새로운 연대가 만들어져 힘을 발휘했고 앞으로 LA 시 정치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정치적 연대라면 백인과 흑인 연대가 보통이었다. 그런데 이번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후보는 동족인 라틴계를 중심으로 노동계와 진보적 유대계를 끌어들여 새로운 연대를 형성, 본선 진출 티켓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선거를 보면 경제가 비교적 좋은 탓인지 눈에 띄는 이슈가 없었다. 그 결과 표가 인종별로 갈라진 모양새다. 히스패닉 표는 비야라이고사에게로, 흑인 표는 제임스 한, 백인 보수진영 표는 스티브 소보로프 쪽으로 몰아졌다.


단 아시아 계는 블록 투표를 하지 못했다. 한인을 비롯, 모든 아시아계 표가 흩어졌다. 아시안이 힘을 발휘하려면 어디든 연대 세력에 들어가야 하는 데 그렇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앞으로 한인 커뮤니티가 정치력을 가지려면 지금처럼 흩어져서 각자 다른 후보를 지지할 것이 아니라 다른 커뮤니티와 연대해서 힘을 모으는 일이 필수적이다. 점점 커지는 히스패닉 커뮤니티의 힘을 볼 때 이번 비야라이고사 연대 쪽으로 가야 할것으로 생각된다.

히스패닉 인구는 현재 남가주에서 40%에 달한다. 영주권자, 불법체류자가 상당수에 달하겠지만 이 점을 감안해도 앞으로 히스패닉의 힘이 더 강해질 것은 분명한 일이다. 투표율 또한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LA 타임스 출구조사를 보면 투표자중 히스패닉의 비율은 지난 93년 8%였던 것이 이번 21%로 뛰어 올랐다. 백인 비율은 93년 68%에서 이번 52%로 낮아졌다.

이제 본선거에서 누가 이길까가 가장 큰 관심이다. 백인 보수진영의 표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관측되는데 그렇게 본다면 아무래도 아직은 백인인 제임스 한후보가 유리하다. 비야라이고사 후보는 라틴계 시장의 가능성을 가시권내로 끌어들였다는 사실만으로 이번에는 만족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다음 선거, 아니면 그 다음 선거등 조만간 라틴계 시장이 LA에서 탄생할 것은 점점 확실해지고 있다. 그것이 시대의 흐름이다.

한인사회도 이같은 흐름에 보조를 맞추고 새로운 연대를 만드는 과정에 참여해야 우리의 몫을 차지할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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