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선거 결과 놀랄 일 아니다

2001-04-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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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특집-100년만의 히스패닉 시장 나오나

▶ 강석희(한미민주당협회 회장)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후보가 제임스 한 후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이번 LA시장 예선 결과를 놓고 의외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처음부터 비야라이고사 후보의 약진을 예상했었다. 비야라이고사 후보는 지난 94년 주하원에 진출한 뒤 캘리포니아주 임기 제한법에 따라 불과 6년간 의정생활을 했지만 탁월한 지도력과 포용력을 보여주었다.

공화당 출신인 피트 윌슨 주지사 재임 말기에 주하원 의장을 맡은 그는 공화당 주지사와 민주당 주도의 의회 사이에서 융화력을 잘 발휘했고 주요 법안의 통과를 위해 공화당측의 협력을 잘 이끌어냈다. 비야라이고사는 한마디로 강한 리더십에 뛰어난 친화력을 갖춘 훌륭한 정치인이다.

그는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솔직하게 털어놓고 약속한 일은 반드시 지키는 인물이다.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도 수많은 민주당 후보 중에 비야라이고사를 지지하고 있고 가주 민주당위원회, LA 민주당위원회, LA 연합노조 등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며 유대 커뮤니티로부터도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다.


이번 선거가 치러지기 6개월 전만 해도 비야라이고사는 LA 유권자들에게 생소한 인물이었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지지도는 제임스 한이 24%로 1위였고 비야라이고사는 13%로 중위권에 불과했다. 그러나 제임스 한의 지지도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사이 비야라이고사의 지지도는 폭발적으로 신장돼 이번 예선에서 수위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이 추세대로 간다면 6월 본선에서의 비야라이고사 당선은 틀림없다. 같은 히스패닉인 하비어 베세라 후보의 표와 소보로프에게 쏠렸던 백인계 표가 비야라이고사에게 올 것이고 아시안 표도 상당부분 선회할 것이다.

흑인계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제임스 한의 지지도는 상대적으로 정체돼 있다. 한인사회에서는 아버지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있는 한에 대한 지지도가 50%를 넘고 있지만 비야라이고사의 인지도가 넓혀지면서 차츰 지지도도 올라가고 있다.

거대 도시 LA의 시장으로는 정치적 파괴력이 강한 비야라이고사가 적격이다. 그는 주하원 의장 재임시절 수많은 마이너리티를 위한 법안 제정에 앞장섰다. 앤젤라 오 변호사를 인권위원회 위원, 폴라 대니얼스를 해안관리위원회 위원, 사브리나 케이를 교육개선위원회 위원에 임명하는 등 여러 명의 한인들을 공직에 발탁시켰다. 한인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도 비야라이고사의 시장 당선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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