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래저래 힘든 가주

2001-04-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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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게일 콜린스 <뉴욕타임스 기고>

지난 주말 샌디에고에서는 날씨가 너무 나빠서 TV 일기예보 안내자가 관광객들에게 사과를 했다. 가주의 가장 큰 유틸리티 회사는 파산을 선언했다. 샌프란시스코 경제가 기울고 LA에서는 영화업계가 파업을 앞두고 있다.

그런가 하면 캘리포니아 자두 과잉공급 문제가 있다. 최근 자두재배업계 대변인은 “하루 아침에 바뀔 일이 아니다”는 경고를 했다.

닷컴 위기나 에너지 위기 혹은 시나리오 작가 위기와는 달리 자두 위기는 그 나름대로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자두 재배업자들은 자신들의 농산물 이름을 말린 자두로 바꾸었다. 말린 자두라고 하면 사람들이 좀더 귀를 기울인다고 캘리포니아 말린 자두 위원회측은 말한다.


캘리포니아가 필요로 하는 것은 이런 창의성이다. 한때 대통령감으로 알려졌던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는 며칠전 TV에 나와 새로운 에너지 정책을 설명했는데 옛날 에너지 정책과 하나도 다른 것이 없었다. 그 방송이 채 끝나기도 전에 PG&E가 파산 선언을 했다.

온 세상이 다 알듯이 캘리포니아는 90년대 중반 유틸리티 요금을 자율화했고 그것은 대충 마른 자두 제조업자들이 나무를 너무 많이 심기 시작한 때와 비슷하다. 그때부터 에너지 도매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반면 소비자 가격은 동결되었다. 유틸리티사는 엄청난 돈을 잃었고 그리고 나니 단전이며, 챕터11이 나온 것이다.

캘리포니아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할 방안을 가진 사람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다 보니 이 사태를 누구의 탓으로 돌려야 할까에 목소리들이 모인다. 특별히 잘 지목되는 인물은 랄프 네이더다. 발전소 신설투자를 어렵게 하는 주민발의안을 그가 지지했었기 때문이다. 그 주민발의안은 통과되지 못했지만 아무도 네이더 씹는 맛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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