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차장 경비원의 횡포

2001-04-0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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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성훈 <사회부>

LA 한인타운이 주차장 문제로 무척 시끄럽다.

얼마전 본보에 한인타운 주차장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는 기사가 나간 후 샤핑센터나 마켓 주차장에서 불쾌한 경험을 했다는 독자들의 고발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사업을 하는 관계로 대형트럭을 몰고 한인마켓에 갔다가 주차공간 문제로 경비원과 티격태격 하다가 폭행까지 당했다는 김모씨. 고객들의 안전에 신경써야 할 경비원이 주차장에서 교통정리까지 하는 경우가 한인타운 말고 또 어디 있느냐고 일침을 가한 한모씨. 주차할 장소를 자기 마음대로 정해놓고 명령하듯 이리가라 저리가라 하는 경비원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어도 허리춤에 찬 무시무시한 권총을 보고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는 박모씨 등등 주차문제로 야기된 독자들의 사연을 듣고 있노라면 ‘정말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과 함께 한숨이 절로 나온다.


가뜩이나 좁아터진 주차장에 차를 몰고 들어만 가도 짜증이 날 지경인데 주차장 경비원마저 고객들을 마구 대한다면 누가 한인업소를 이용하고 싶겠는가. 한국음식을 안먹고 한국물건을 안사는 한이 있더라도 결국에는 많은 한인들이 한인업소를 외면할 것이다.

총을 차고 유니폼을 입은 것이 벼슬인 양 고객들을 함부로 대하는 일부 경비원들의 고자세도 문제지만 경비원들이 업소 직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주차장에서 시비가 발생할때만다 입을 봉하고 뒷짐을 지는 업소들의 태도도 유쾌하지만은 않다. 어쨌든 자기업소 주차장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던가.

최근 한 한인마켓에 갔다가 경비원과 시비가 붙어 주먹다짐까지 할 뻔한 경험을 했다는 40대 중반의 송모씨는 "경비원이 너무 불친절해 마켓 매니저에게 항의했더니 마켓과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라며 알아서 해결하라고 해 말문이 막혔다"며 "마켓문을 나서면서 뒤를 돌아보니 문제의 경비원과 매니저가 함께 낄낄대며 비웃듯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해가 바뀔수록 인구가 늘면서 문제 또한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는 한인타운. 불쾌지수가 최고조에 달하는 여름철에 들어가기 전에 머리를 맞대고 주차장문제 개선책을 논의해보는 것이 어떻까. 주차장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한 밝고 명랑한 한인사회 건설은커녕 많은 한인들이 여름을 짜증속에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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