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시의 회오리바람

2001-04-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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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모린 다우드 (뉴욕타임스 칼럼)

마치 부시 속편이 아니라 카터 속편을 보고있는 느낌이다. 경제난에 에너지 위기 그리고 외교문제에 이르기까지 잘 풀려나가는 것이 하나도 없다. 하바드 MBA출신이라면서 입을 열었다하면 증시를 폭락시키고 정찰기 사건과 관련해 중국에 엄포를 놓았지만 먹혀들기는커녕 또다시 월스트릿만 와르르 무너졌다.

러시아와 난투극을 벌이더니 이번에는 해군정찰기 불시착건을 놓고 중국과 한판 승부를 벌이겠다고 나섰다. 조지 W.는 캠페인기간중 ‘겸손한’ 외교정책을 펴나가겠다고 공약했다. 겸손한 것은 좋지만 이제 ‘비굴한’ 입장이 돼야하지 않을지 의문이다.

선거기간중 조지 W.는 푸릇푸릇했다. 그러나 이제는 온통 백발로 둘러싸여 있다. 체니, 러미(럼스펠드), 콘디, 콜린등등… 모두 합하면 수백년의 경력이 있는 참모들이 도대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있는가. 클린턴행정부가 청소년기였다면 조지 W. 행정부는 성년기가 돼야 마땅한데 지금 돼가고 있는 꼴들은 무엇인가 말이다.


대중국 외교문제에 있어서는 차라리 이들 참모들을 몽땅 쓸어 버리고 아버지 부시에게서 조언을 받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부시전대통령이야 이들 그룹처럼 큰소리부터 앞세우는 극우 보수진영도 아니고 중국주재 외교관 경력이 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줄수 있을 것이다.

빌 클린턴은 백악관을 밤샘 파티장으로 만들어 놓는등 개인생활은 회오리 바람 같았지만 국정운영은 순탄했다. 조지 W.는 개인생활은 고요하지만 국정운영은 회오리 바람에 휩싸이고 있다.

75일의 부시정권하에서 우리는 완전히 난파선 신세가 됐다. 물도 마실수 없고 숨쉬기도 겁난다. 전기없는 캘리포니아주를 방문하기도 겁나고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높아질까 두렵다. 다우지수가 5000대 이하로 떨어질까 두렵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까 겁난다. 이번에는 중국이 화낼까 정말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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