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강한 달러와 환율

2001-04-0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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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상호<경제부 기자>

달러대 원화 환율이 최근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 연말과 연초만 해도 1,200원대에서 안정세를 보이던 환율은 한달 새 급상승해 1,300원을 돌파했으며 최근에는 1,340∼1,350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 여름에는 1,350원대를 넘어서고 연말께는 1,400원선에까지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환율변화는 이곳 남가주 일대의 한인 경제와 비즈니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국과 무역하는 수출입 업체는 물론이고 한국서 오는 관광객을 고객으로 삼는 타운 관광, 소매업소와 은행등의 영업에 상당한 영향이 미치게 된다.

유학생등 한국서 돈을 받아 사는‘송금 생활자’는 살림이 위축되게 마련이고, 여름 휴가철이면 쏟아지던 한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뜸해지게 된다. 반면 한국으로 송금하면 높은 환율 때문에 찾는 사람이 득을 보게 되고, 한국을 찾는 사람은 달러화의 위력을 실감하게 된다.


수입이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한인 무역업자들 사이에서는 의외로 환율변화가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다. 환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저가 상품은 이미 중국 등지로 모두 수입선이 바뀐데다 대부분 달러결제를 하기 때문에 웬만한 환차는 소규모 업자들의 거래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일부 투자가들은 본국 투자도 고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강한 달러를 이용해 바닥세의 한국 부동산을 구입하겠다는 입장인데 시장상황이 복잡하고 부동산 관련업체들의 불안한 경영등으로 조심스런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경제학자들과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환율예측은 주가예측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환율인상을 보는 시각은 그동안 지나치게 높게 평가돼 왔던 원화가 제자리를 찾아 적정환율로 돌아가는 과정이라는 분석이 많다. 게다가 부시 행정부의 강한 달러 정책도 환율에 지속적인 영향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환율추세를 이해하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도 한인들에게 중요한 경제활동의 하나인 것 같다. chrisk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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