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두가 소수계인 나라

2001-04-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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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뉴욕타임스 사설>

주요 산업국가들마다 낮은 출산율과 인구 감소 조짐으로 걱정을 하고 있는데 미국만은 성장 일로다. 90년대 전국의 모든 주에서 인구가 증가했다. 모든 인종과 민족 집단들이 성장했다. 미국의 인구는 28억여명으로 1세기 전보다 거의 4배, 1990년보다 13.2%가 증가했다. 미국의 활기찬 팽창은 이민과 건강한 출산율 덕분이다.

2000년 센서스를 보면 인구통계학적으로 엄청난 변화가 일고 있다. 히스패닉 인구의 경우 90년 이후 거의 60%가 증가, 흑인을 제치고 미국에서 가장 큰 소수계로 부상하고 있다. 히스패닉은 3.530만명, 흑인은 3,470만명으로 집계되었다.

히스패닉은 다른 인구에 비해 젊고 도시 인구가 많으며 더 이상 전통적 라틴 구역 내에 끼리끼리 살지 않는다. 라틴계가 날로 커지며 주류 문화에 미치는 영향은 학교에서 하는 외국어 교육부터 팝 뮤직, 사람들의 식습관까지 어디서나 분명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히스패닉이 미국문화에 미치는 가장 큰 충격은 소수계라는 개념 자체를 흔드는 데 있을 것이다.


소수계에 대한 정의가 힘들어졌다. 인종별, 민족별 소수계는 이질분자가 없는 완전히 구분되는 집단이 아니다. 멕시칸 아메리칸은 플로리다의 쿠바계, 뉴욕의 푸에르토리코계와 문화적 유대를 갖는다.

캘리포니아 센서스 결과를 보면 히스패닉 아닌 백인 인구는 50% 아래로 떨어졌다. 똑같은 일이 다음 50년 내에 미전국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나면 모든 사람이 소수계이다. 서로 다르겠지만 그것이 바로 지극히 미국적인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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