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동성애자 결혼은 인권문제

2001-04-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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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내태니얼 프랭크

지난 1일 네덜란드에서는 동성애 커플에게 결혼과 관련, 일반 시민들과 똑같은 권리를 부여하는 획기적인 법이 발효되었다. 미국에서 오늘날 동성애자들이 받는 고통은 두 세대전 흑인들이 받았던 것보다 결코 덜하지 않다.

근년 동성애자들의 민권이 상당히 확보되었다고는 하지만 미국에서는 이제서야 동성애 커플의 결혼문제를 두고 입씨름을 하고 있다. 현재 미국민들중 1/3 이상이 동성애자 결혼 허용을 지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진보적이라고 하는 사람들조차도 결혼은 별개의 이슈로 보는 경우가 많다. 동성애자들을 커플로는 인정하되 결혼은 남녀 결합에 한하는 것으로 남겨두자는 주장이다.

왜 그렇게 결혼이 문제인가. 결혼의 목적이나 운명이 점점 불투명해지는 시대에 동성애자들의 결합까지 결혼으로 포함시키면 그러잖아도 위태한 결혼이라는 제도의 권위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동성애 결혼을 허용하면 근친간 결혼이나 그룹 결혼까지도 합법화해야 하게 되지 않겠느냐는 사람들도 있다.


많은 사람들은 동성애 결혼이 부도덕한 것, 불안정하거나 성스럽지 못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동성애자 결합을 전통적 결혼으로 인정하면 남녀 결합의 신성함을 해치게 될까 두려워한다.

동성애자들이 결혼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것은 세금 혜택이나 문병 권리 정도 때문이 아니다. 동성애자도 완전한 시민이자 인간이라는 인정을 받으려는 투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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