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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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서점에서 있었던 일

2001-03-2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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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복회<라크라센타>

LA 한인타운에 있는 어느 서점에서 있었던 일이다. 아이들의 책이 필요해서 아이들과 함께 서점에 들르게 되었는데 문을 닫을 시간이므로 책들을 자세하게 들여다보진 못했다. 어느 한 책을 선택했는데 해답지가 없었다. 그래도 그 책이 필요하므로 함께 풀어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비싼 책을 사들고 와서 함께 풀었다.

다음날 또 다른 책이 필요해서 다시 들르게 되었는데 전날에 사간 것과 똑같은 책이 옆에 놓여 있었다. 이 책은 해답지도 함께 있으며 가격도 절반이나 싼 것이다. 이미 책을 사용했기 때문에 바꿀 수는 없지만 책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직원은 “손님이 사간 책은 선생님용이라 비싸고 손님이 원해서 산 것이 아니냐”며 불쾌한 어조로 말하는 것이다.

직원의 퉁명스런 태도 때문에 나도 불쾌해 언성을 높이게 되었다. 그 직원은 복사기가 작동되지 않으니 나중에 들리면 해답지를 만들어 주겠다며 약속을 했고 나도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그 책방을 나왔다.


그 후 아이가 그 책에 싫증을 느껴 한동안 안 쓰다가 최근에 다시 사용하게 되었다.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못 받을 생각을 하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그 서점에 들렀는데 주인은 내가 가게에 침을 뱉고 껌을 카핏에 뱉었기 때문에 복사를 해줄 수 없으며 다른 책방으로 가라는 것이다.

나는 하도 기가 막혀 할말을 잃어버렸다. 내가 하지도 않을 일을 했다고 하기에 나는 확인하려는 마음으로 그 직원과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주인은 직원의 말을 믿어야지 내 말을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 한인들이 한인 업소를 이용해야만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업소측에서 불쾌한 얼굴로 짜증과 퉁명스런 얼굴로 손님들을 대한다면 한번쯤은 생각할 문제다.

미국 가게에서는 이미 사용했었던 것도 영수증만 있고 반환기간 내에는 언제든지 교환이나 환불을 해준다. 우리 한인들 서로가 존중을 하며 서로가 미안한 마음으로 대할 때 우리 사회가 밝고 명랑하며 보다 더 발전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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