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금리 더 내려야 했다

2001-03-22 (목)
크게 작게

▶ 미국의 시각

▶ 뉴욕타임스 사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0일 올 들어 세 번째로 단기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기업의 투자의욕을 북돋우고 소비지출을 장려, 경기침체를 막아줄 것이라는 희망아래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월스트릿은 인하의 폭에 실망했고 그 결과 증시에 매물이 쏟아지는 바람에 주식가격이 폭락했다.

FRB가 금리 인하폭을 낮춰 잡은 것은 흔들거리는 증시를 부양하기 위해 통화정책 권한을 사용하기를 망설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FRB는 필요하면 금리의 추가인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시사했다. 또 주식가격과 실물경제의 상호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시장, 부동산 및 일부 소매분야의 강세가 FRB로 하여금 증시가 기대하고 있던 0.75%포인트 금리인하를 하지 못하도록 작용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FRB는 상황에 따라 다음 공개시장 정책회의가 열리는 5월까지 기다리지 않고 추가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FRB는 "경제상황이 급속히 변할 수 있는 만큼 그 변화를 면밀하게 지켜보겠다"고 다짐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번에 5%로 인하된 단기금리가 여름까지는 4%선으로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인하폭이 비록 월스트릿의 기대에 미흡했지만 FRB의 조치가 행정부나 의회의 감세안에 비해 신속히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었다. 이번 금리인하 조치의 영향을 측정하는데는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다. 그러나 의회가 앞으로 감세안을 통과시키고 법안이 발효될 때쯤에는 이미 몇 차례의 금리인하 조치가 이루어져 있을 것이 틀림없다. 부시 대통령은 20일 또다시 감세안의 통과를 의회에 촉구했다. 그러나 감세안의 내용을 그 효과가 즉각 나타나고 중저소득층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근본적으로 재편하지 않는 한 설령 통과된다고 해도 아무런 경기부양 효과를 줄 수는 없을 것이다.

FRB는 세계적 경기침체와 과잉재고로 빚어진 생산위축을 특히 우려했다. 미국이 또다시 불경기를 피해갈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난 성장기에 소비자들은 저축을 중단하고 많은 빚을 졌다. 월스트릿의 ‘이지머니’에 고무된 기업들은 불필요한 과잉투자를 했다. FRB가 소비촉진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는 있다지만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한 단계가 아닌지 모르겠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