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키워야할 경찰에 투서라니

2001-03-21 (수)
크게 작게

▶ 김탁제<글렌데일>

얼마 전 신문지상에서 ‘한인 경관 투서 앨러지’ 기사를 보았다. 드디어 올 때 까지 왔구나.. 나는 가슴이 답답했다.

경이롭게 날로 방대해가고 밀집 상가지역이 팽창되어가는 우리 커뮤니티의 치안보호막은 이상이 없는가. 지금 치안당국은 우리에게 우호적인 관심을 갖고 접근하고 있는가.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LA 폭동 같은 사건이 재발될 경우 이들은 신속하고 기동성있게 우리를 보호해 주리라 믿는가. 나는 답변을 못하겠다. 그러한 위치에 있지도 않을뿐더러 조심스런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한 측면에서 풀이해보면 이런 해답이 나올 수도 있다. 치안사령탑에서 우리 커뮤니티의 이익을 반영시킬 만한 멤버가 부재 상태라는 것이다. 이러한 무방비 상태에서 나는 때때로 한가닥의 희망을 찾아보곤 한다. 바로 2세들의 한인 경찰관 탄생의 희보다.


그 많은 직업 중에 미국내에서 연 500여명이나 생명을 잃는다는 경찰관을 택할 것은 무어람 하고 넘어갈지 모르나, 바로 이들이 자기 생명을 담보로 장차 우리 커뮤니티의 힘이되어 치안사령탑을 장악할 우리의 자랑스러운 희망들이다.

이렇게 대견스런 경찰관들에게 우리는 어떠한 대접을 하고 있는가. 근무자세, 업무상 과실, 사생활의 문제점 등등을 꼬집어 관련부서에 투서, 불평신고를 하는데 태반이 사실무근으로 판정되고 있다고 한다. 신고 당사자는 마땅히 무고 또는 명예훼손으로 고생을 좀 해야 마땅하지 않는가.

경찰관들도 인간임에는 틀림이 없을진데 때로 술도 얻어 마실 수 있고 부인과 싸움질도 할 수 있는 데 그런 흠이 투서에까지 오르내려야 되다니. 한인 커뮤니티의 구심점이 어디서 멈추고 있는가.

결론적으로 강조하고 싶은 바는 우리의 힘을 기르자는 것이다. 힘있는 자만이 백악관 최고 권력 중심부로 통하게 된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진데 서로 투서, 불평신고 등으로 한인사회의 위상을 추락시켜서야 어느 세월에 우리는 다른 선두주자의 커뮤니티를 따라 잡을 수 있다는 말인가.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잘 살어 보겠노라고 이 땅에 왔으면 한국에서 달고 온 못된 폐습 태평양에 미련없이 버리고 후손들에게 힘있는 모습보여 줄 때가 왔지 않는가.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