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본의 경험을 교훈삼자

2001-03-2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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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척 라아시 (USA투데이 기고)

10년전 이번 달 다카하시 가추나리라는 이름의 한 일본인 농부는 일본이 왜 쌀 수입을 허용해서는 안 되는지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12에이커의 논을 소유하고 있는 다카하시와 같은 일본 농부들의 주장은 당시 일본 내에서 아주 강력히 먹혀들었다.

지난 90년대는 시장공개가 국제적 추세인 시대였다. 또 미국은 이를 위해 국제적인 주요 교역 협정을 주도했다. 그러나 일본은 자체의 특수한 경제적 관행, 수세기 동안의 전통 등을 핑계로 경제의 주요 부분 및 소비자 시장을 개방하지 않았다.

다카하시의 인터뷰가 나간지 얼마 후 일본 외무성 대변인은 ‘쌀은 일본에서는 단순한 생활필수품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말하면서 쌀은 일본 문화의 신성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쌀시장 개방문제를 그러므로 단순히 경제적 앵글에서만 접근할 수 없다는 게 일본 외무성 대변인의 논조였다.


10년전 일본은 비교적 유리한 입장에서 이같은 문화, 경제적 보호주의 입장을 주장할 수 있었다. 일본 경제는 그러나 오늘날 실패작이 되고 있다. 바로 세계 시장에 편입하기를 거부한 게 오늘날 일본 경제가 맞은 위기의 주원인으로 보는 경향이다.

이 일본의 경험을 미국 정치계는 교훈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 교훈의 포인트는 10년 앞을 내다본 경제정책 논란은 극히 위험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감세안은 향후 10년간의 경제 전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동안 의회는 네 번 바뀐다. 행정부도 최소한 한번 이상 바뀐다. 또 현재 거론되고 있는 감세 규모 1조6,000달러는 앞으로 10년간 모두 4조8,000달러 정도의 흑자 누적이 이루어진다는 전망 하에서 나온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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