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운전이냐 통화냐 선택해야

2001-03-2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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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웅<샌디애고 안전운전 교통위반자 학교 교장>

휴대폰 사용이 날로 증가함에 따라 운전 중에도 휴대폰 통화를 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교차로 선상에서 회전을 하는 데 앞차가 회전 중 차선을 벗어나거나 도로상에서 전체 차량의 흐름을 방해하는 느릿느릿한 차를 보면 아니나 다를까 한 손에 휴대폰을 잡고 통화에 열중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운전 중 휴대폰 사용은 자신 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위험을 초래한다. 얼마 전 애나하임에서 운전 중 휴대폰을 사용하던 운전자가 주차해 있던 차량을 들이받고 전복해 현장에서 사망하였다.

이미 미국의 일부 주와 일본 등 일부 국가들에서는 운전 중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거나 규제하고 있다. 취중 운전을 하는 운전자는 본인의 차가 비틀비틀 하는지 안 하는지를 판단할 능력이 없듯이 다른 곳에 신경을 집중시키면서 통화를 하는 자 역시 본인의 차가 타인에게 교통 방해를 하고 있는지 혹은 자기의 차선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교통 관계 전문가에 의하면 운전 중 휴대폰 사용은 혈중 알콜 농도 0.1%에 해당하는 위험도와 동일하다. 혈중 알콜 농도가 0.08%인 상태는 음주 운전으로 체포되며 0.1%의 농도는 면허 취소에 해당한다. 0.1%의 혈중 알콜 농도의 사고 위험도는 평상시 보다 7배에 해당한다.

운전의 기본 자세는 정신 집중이다. 운전 중 통화를 하는 것은 정신 집중을 방해하고 분산시킨다. 운전은 판단력과 순발력이 생과 사를 좌우한다. 운전 중 정신을 딴 곳에 두고 정신이 산만한 상태에서 운전을 할 때 우리의 판단력과 순발력은 어떻게 되는가.

운전이란 한 사람이 3가지의 각각 다른 동작을 동시에 수행하는 감각기능이다. 즉 눈으로 보고 손으로 돌리고 발로 제동을 거는 3박자의 기능이 효율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상기의 3박자의 기능 중 어느 한 기능이 맞지 않을 때 사고라는 현상이 생기게 된다.

운전 중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은 3가지의 감각기능을 마비시키는 바이러스와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운전 중 휴대폰 공해가 날로 심각해짐에 따라서 캘리포니아주 교통국에서는 휴대폰 사용과 관련 위험성 여부에 대해 다각적인 실험 및 검토와 휴대폰 사용 사고 현장에 대한 정보 수집을 진행 중에 있다. 시민 스스로의 자율적인 규제가 없는 한 교통질서는 더욱 혼란해 지고 법적인 제재가 불가피 할 전망에 있다. 그러나 법적인 조치가 이루어지기 전에 자신 뿐 아니라 타인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서도 스스로 자제하는 휴대폰 사용 문화가 정착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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