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정일은 뛰어난 전략가

2001-03-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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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미나 지상중계-부시행정부 대북정책 어디로 가나

▶ 박동환 (노스웨스턴대 교수)

1953년 6.25가 끝난 후 지난 50년간 차가운 평화가 계속돼온 한반도에 94년 김일성 사망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현재 남북한 당국이 모두 제일 걱정하는 것은 북한 체제의 붕괴이다. 김정일의 최우선 관심사는 자신의 체제 유지지만 한국도 북한이 무너져 혼란이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김일성 사후 김정일이 취해온 일련의 행동을 보면 일부 언론 보도처럼 멍청이가 아니라 뛰어난 전략가에 가까운 것 같다. 미군을 빼고도 한국에 비해 현저한 열세에 놓여 있으면서도 94년 경수로 협정등 많은 양보를 얻어냈다. 미전향 장기수를 돌려 받으면서도 납북 어부등은 보내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황장엽에 따르면 북한이 원하는 것은 외부의 돈을 뜯어내 북한을 강성대국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중국식 체제로 나갈 가능성도 거의 없다. 한국과 국력 차이가 엄청나게 나는 상황에서 그랬다가는 체제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미국이 취해야 할 정책은 ▲북한과의 대화를 계속하되 ▲세력 균형을 위해 필요한 주한 미군을 계속 주둔시키고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대북 온정적 보수주의를 견지하며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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