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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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하는 자세

2001-03-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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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온유<라틴계 세일즈>

어느 작은 커피샵에서의 일이다. 자주 들르면서 빵과 커피를 사먹는 단골집이다. 주로 고객이 라틴민족이다.

하루는 주인이 손으로 빵을 주무르면서 두손으로 열심히 큰 플래스틱 케이스에 넣고 있었다. 그 집 빵을 자주 사먹는 사람으로서 나는 즉흥적으로 당신은 손을 씻고 빵을 만지느냐고 물었다. 주인여자가 나를 처다보면서 손 씻었다고 발악적으로 경계하듯이 소릴 지른다.

내 뒤에 빵을 사려고 있던 많은 라틴계 사람들이 모두 나를 쳐다보고 의아해 하면서 통역이 필요하다는 눈치였다. 나는 톤을 낮추고 침착하고 세련된 스페니시로 전후사정을 얘기하고. 당신네들은 저 주인여자가 손으로 빵을 만지는데 묻고 싶은 마음이 없었으냐 내가 잘못됐느냐고 물었다. 나의 질문에 그들은 입은 떼지 않았지만 눈으로는 부드럽게 잘했다고 말하는 느낌이 나에게 왔다.


잠깐동안 전기가 나간 것처럼 커피샵은 조용해졌다. 사태가 이쯤되자 주인이 나에게 와서 손을 들어 보이면서 비누로 깨끗이 손을 씻고 일하는 중이라고 겸손히 말했다. 손을 내 코에 바싹 대면서 아직도 비누의 향기가 나지 않느냐고 소근소근 말한다.

나에겐 비누 냄새보다 빵냄새가 났지만 그 여자의 말에 긍정적으로 대답해 주는 것이 예의 일것 같아 그 여자의 기분을 돋구어주었다.

그리곤 또 라틴민족이 통역이 필요한 눈빛에 이번에는 더욱 부드럽고 상냥하게 그 여자의 행동을 통역해 주었고 기분좋게 빵과 커피를 마실것을 권유했다. 그들은 그들 특유의 휘파람으로 나의 말에 공감한다는 신호를 보냈다.

빵을 만질때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는 집게를 사용하든지 일회용 장갑을 끼는 것이 자기와 고객을 위해 보기도 좋고 나같은 사람에게 변명을 하지 않아도 될것이다.

예절의 근본은 남에게 불쾌감을 주는 말과 행동과 복장과 표정을 하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큰소리를 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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