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서울보다 멕시코”

2001-03-1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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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태기 (경제부 차장)

북미주 자유무역협정(NAFTA)이 94년 체결된 후 한인 비즈니스맨들은 너나 없이 멕시코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금방 멕시코에 사무실이나 공장을 세울 듯 달려들었다. 한인경제 단체와 기업들은 멕시코 산업시찰을 다니고 이 지역의 경제상황 분석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7년이 지난 지금 한인 비즈니스맨 사이에 이같은 멕시코 열기는 상당히 시들해졌다. 멕시코는 한인들이 진출하기에는 아직까지 여건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실질적으로 멕시코에 봉제공장을 세웠다가 손해보고 돌아온 한인들도 있었다.

그러나 미국과 멕시코의 무역 거래량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멕시코를 찾는 미국인 수는 매년 급증추세이고 멕시코의 경제도 호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멕시코 시티로 유입되는 인구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 도시로 이주하는 한인들의 수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한인 커뮤니티는 멕시코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반면 미국과 멕시코의 거래는 활발해지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가장 가까운 나라인 멕시코가 시간이 지날수록 급속히 발전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빈센트 팍스 멕시코 대통령을 직접 방문해 정상회담을 가진 것도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이런 추세로 가면 머지않아 미-멕시코는 경제 동반자로 함께 성장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미 주류 기업들은 멕시코에서의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는 추세일 뿐 아니라 미 정부 차원에서 지하자원과 노동력이 풍부한 멕시코 진출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연방 상무부는 기업의 멕시코 무역을 돕기 위해 3월27-28일 멕시코시티에서 대규모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미기업들과 멕시코 기업 사이에 ‘매치 메이킹’도 주선할 계획이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봉제와 의류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멕시코에는 봉제와 의류등 노동 집약산업만 진출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이곳과 비즈니스 거래를 할 수 있는 업종은 무궁무진하고 가능성도 무한대라고 봐야 한다.

한인 비즈니스맨들은 북미주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된 직후 가졌던 멕시코에 대한 높은 관심과 열정을 되찾아야 한다. 미-멕시코의 경제 의존도는 점점 높아지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으로는 중요한 비즈니스 거래국가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한인들은 한국과의 무역에만 관심을 쏟는 경향이 있다. LA-서울 무역보다는 LA-멕시코 무역이 앞으로 더 나을 가능성이 있다. LA-멕시코 거래에 더 큰 관심을 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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