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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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큰 불효

2001-03-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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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철<우체국 공무원>

한인들의 기억에도 사라졌던 어바인의‘린다 박 살해사건’ 범인이 체포된 기사를 읽고, 애끓는 회상으로 상심하는 그녀의 아버지 사진을 보고 15년이나 된 나자신의 장녀의 죽음을 되씹고 또 눈물을 주체없이 쏟고 있었다. 딸자식을 잃은 애비의 심정을 그 누구 알랴. 딸은 고래로 아버지의 사랑의 중심이다.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순서가 있다지만, 세상을 떠나는 것은 순서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자식들은 인위적인 온갖 정성을 다해,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하직하지 않도록 각별히 노력을 해야 할 줄 안다.

조국의 부름에 국토방위의 신성한 임무를 다하고 산화한 위대한 자식이 있고, 린다 박양과 같이 재물의 희생이 되어 어쩔 수 없이 부모품을 떠나는 자식도 있다.


옛부터 건강하게, 오래 살고, 유복하고, 덕이 많고, 임종할 때 고통당하지 않는 것을 오복이라고 했다. 자식을 먼저 보낸 애비로서 나는 외친다. 살아 생전에 자식 죽는 꼴을 보지 않는 것이 오복중의 으뜸이라고.

특히 십대 자식들에게 당부하는데, 아무리 세상이 개인 정보가 누설되는 사회다 해도 집안의 금전적인 정보나 가족내밀의 이야기는 입밖에 내지 않도록 명심해야 한다. 비록 같은 클래스의 짝꿍이라도 상대의 깊은 인격을 알지도 못 하면서 순진하게 개인의 비밀을 주지 않도록 범죄적 측면까지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부모와 자식으로 이루어진 우주의 만상을 직시하고 열심히 인내하고, 사랑함으로 천수를 추호의 차질없이 지키도록 서로 협조해야 한다. 린다 박양의 부모님께 삼가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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