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나친 북한 달래기 문제있다

2001-03-0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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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월스트릿저널 사설)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이 이번 주 워싱턴을 방문한다. 한국 대통령과의 만남은 부시 대통령의 첫 번째 중요한 정책 테스트다. 김대통령은 부시에게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 유화정책을 계속 유지해 달라고 부탁할 것이다.

유화정책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지금 북한과 같이 절망적이고 무너져 가고 있는 상대에게는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클린턴 행정부와 김대통령은 식량 원조등을 통해 평화를 유도하고 나아가서는 통일도 바라본다는 논리를 펴왔다.

문제는 이같은 정책이 한미 양국의 안보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클린턴이 임기 마지막을 앞두고 추진했던 미사일 협상은 북한측에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이 협상은 CIA가 같은 테크놀로지를 이용, 시애틀까지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함에 따라 무산됐다. 김대통령이 이를 재추진하자고 나올 경우 부시는 이에 반대해야 한다.


부시는 대신 지난 주 한국이 러시아와의 공동 성명을 통해 반탄도 미사일 협정(ABM)을 강화해야 한다고 발표한 것이 무슨 뜻인지 물어봐야 한다. 이것은 유화정책이 도를 지나친 것이다. 부시가 미사일 방위 체제를 구축하려는 것은 한국과 같은 우방을 지키기 위한 것이 며 ABM은 그 주요 장애물이다. 김대통령은 부시와 마주 앉아 냉전의 유산인 ABM을 어떻게 없애느냐를 논의해야 했었다.

조선일보는 98년 이래 북한이 노동 1호 중거리 미사일수를 배로 늘렸으며 99년 중단하기로 했던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도 재개했다고 고위 관리를 인용, 보도했다. 이런 얘기가 새 나오고 있는 것은 한국 정부안에서도 현 대북 정책 비판자가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94년 클린턴이 북한에 제공하기로 한 경수로도 그렇다. 북한은 그 대가로 핵개발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나 그 후 이를 이행하지 않아 딜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 경수로는 또한 핵폭탄에 사용될 수 있는 플루토늄을 생산해낼 수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김대통령은 이 또한 재추진하려 하고 있지만 부시는 북한이 핵물질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검사할 요원 파견을 요구해야 한다. 이 협상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북한에 전기를 공급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보다 안전한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지난 주 연방 하원 중견의원들은 대북 정책을 충분히 검토하기 전 다른 나라와 섣부른 약속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부시에게 보냈다.

통일을 원하는 한국민의 소망은 이해하지만 북한이 일본과 미국에 미사일을 겨누고 있는 한 미국도 북한이 어떤 테크놀로지를 갖는가에 대해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국경을 개방하기 보다 자국민을 굶겨 죽이는 쪽을 택하는 정권에게 플루토늄을 맡겨둘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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