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연패로 달랜 추억의 동심

2001-02-17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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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래만드는 송선호씨

한국에서는 대보름이 되면 연에다 ‘액’자 하나를 쓰기도 하고 ‘송액’ 또는 ‘송액영복’이라고 써서 얼레에 감겨있던 실을 모두 풀어 멀리 날려보낸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25-35달러에 팔리는 목재 연패(얼레) 제조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는 카이트 플러스(Kites Plus Company)대표 송선호(63)씨.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연날리기를 하던 추억을 되새기며 연패를 만들고 이민생활의 스트레스를 연에 실어 날린다.

송씨는 창고에서 손으로 하나둘씩 연패를 만들어 미국인들에게 선물로 주기도 하고 YMCA와 커뮤니티센터에서 미국인들에게 연날리기와 연패 사용법을 가르쳐오다가 4년전 미국과 캐나다내 목재연패 제조 특허권을 획득했다. 취미가 부업이 된 셈. 주위사람들의 대량생산 권유로 99년 카이트 플러스 사를 설립한 송씨는 판매도 중요하지만 연날리기 클럽이나 축제기간에 연패를 기부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기계 정비 및 판매회사인 홍스 서비스(Hong’s Service)를 운영하고 있는 송씨는 비즈니즈하랴 연패를 만들랴 눈코뜰새없이 바쁘게 지낸다. 지난 20일에는 네바다에서 개최된 KTAI(국제연무역협회) 주최 제13회 연 무역박람회(13th Annual Kite Trade Show)에 다녀왔고 오는 5월 레돈도 비치에서 열리는 연날리기 세계경연대회에도 카이트 플러스사 연패들을 경품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연날리기는 정월 대보름 며칠 전에 성황을 이루지만 미국에서 연날리기는 날씨가 따뜻해지고 바람이 부는 5월부터 10월사이에 볼 수 있다. 한국연과는 달리 미국에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연은 실크를 소재로 컴퓨터 컬러링을 한 제품이며 주로 홍콩에서 수입된다.

오색찬란한 연들이 공중곡예를 펼치며 날아다니는 모습이 그야말로 장관인 연날리기 세계경연대회에서 우승자를 결정하는 심사기준은 얼마나 흥을 많이 돋구는가와 두손으로 조종하는 연이 하늘을 얼마나 오랫동안 높이 나르는가라고.

아직은 미국인들이 플라스틱 연패에 익숙하지만 연 하나에 100달러-500달러 이상의 가격으로 구입한 연을 날리는데는 값싼 플라스틱 연패보다는 고급스러운 목재 연패를 갖고 싶어하는 건 당연하다며 언젠가는 연날리기를 즐기는 이들의 손에서 목재 연패를 볼 수 있을거라며 카이트 플러스사의 전망을 낙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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