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하고 삽시다
2001-02-17 (토) 12:00:00
▶ 부부와 가정이야기
▶ 이윤주(결혼과 가족치료학 박사)
모든 사람이 대화를 하라고 한다. 자녀교육세미나에 참석하면 부모가 자녀와 대화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운다. 부부문제가 나올 때마다 부부사이에 대화를 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한다. 이렇게 귀가 아프도록 듣고 배워도 막상 대화를 하려고 하면 무슨 내용을 어떻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앞이 안 보인다.
더군다나 가까운 가족끼리 대화하려고 하면 더욱 어렵다. "뻔히 다 아는데 무슨 얘기를 해" "그래도 대화하라 잖아요" "그럼 말해봐" "듣지도 않을 얘기 해선 뭣해요" "그럼 관둬" 이런 식이다.
아이들하고도 마찬가지다. "너는 맨날 얘기해야 알아듣니? 남의 자식처럼 척척 좀 알아서 잘 할 수 없니?" "......." "아이 속 답답해. 무슨 얘기라도 해봐, 얘는 자기 친구들하고 전화할 때는 한시간씩 얘기하면서 왜 부모랑은 1분도 못해. 빨리 얘기 못해" 이런 투로 나가다보면 괜히 대화를 시작하려다 서로의 감정만 상하고 마음의 문은 더욱 닫혀지게 된다.
대화란 무엇인가? 왜 이토록 어려울까? 성격탓일까? 문화적인 요소인가? 올바른 대화법을 배우지 못해서일까? 오히려 잘 하려고 시도하다가 더욱 상처만 받고 의기소침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민사회에서 자주 기사화되는 부모와 자녀간의 그리고 부부간의 극단적인 사건들을 대할 때마다 무엇이 근본적인 원인일까 그리고 미리 예방하는 방법이 없을까 곰곰히 생각하다가 가족간의 대화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얘기들을 해야겠다는 절실한 마음이 들었다.
말하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를 때의 답답함, 상대방이 들을지 안 들을지를 몰라서 조바심나는 심정, 들을수록 화가 나고 마음이 우울해진 경험들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 대화를 잘 하려면 대화의 기본적인 요소와 과정을 잘 이해하고 대화를 잘 하려고 하는 마음의 동기와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대화는 우리 인간의 특권이며 의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