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앙생활과 부담

2001-02-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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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안나<휴스턴>

물 한그릇 떠놓고 기도 드려도 그 정성으로 원하는 자식을 얻고, 바라는 사법고시에도 합격하고 소망대로 된다는 것이 한국 전통사회의 부담없는 토속 믿음이었다.

얼마전 한국일보 오피니언란에 기독교 신앙생활에 대한 두분의 의견이 실렸는데 모두 50점밖에 안된다는 생각이다. ‘부담없는 교회생활’이라는 칼럼은 현실론에서는 100점이지만 신앙생활의 근본 원리에서는 감점을 받아야 할 것같다. 그 칼럼에 대한 반대의견으로 제시된 글인 ‘신앙생활 부담 아닌 위로’의 의견은 신앙론에선 100점이 될 수 있겠으나 현실적인 면에서 생각할때는 역시 감점의 대상이 된다. 두 분다 소중한 말씀을 했다. 그러나 이와같이 상반된 대화는 지금의 우리 생활에 도움이 못된다고 본다.

우리는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 원리를 지키면서 다각도로 보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예컨대 인도를 보자. 극과 극이 공존한다. 성자, 거지 할것없이 다 같이 갠지스 강물에 몸을 담그는 장관을 볼수 있는 것은 그들의 토속믿음인 힌두교가 존속하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분명히 우리 종교가 아니지만 현실에 있어서 우리 사회에 많은 공을 제공하면서 교세가 신장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신앙, 현실 어느 한쪽만 무리하게 강조하면 신도들에게 부담이 따르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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